조국 장관, 알면 공범이고 모르면 무능이라더니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98회 방송이 화제다. 방송이 공개된 지 하루가 채 되기도 전에 인기급상승 동영상에 오르면서 조회 수 8만 회를 넘기는 등 주목 받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화제는 단연 유재일 정치평론가였다. 진보 성향의 인기 유튜버인 유 평론가는 최근 조국 사태를 거치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거침없는 촌철살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방송에는 유 평론가 외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조대원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이 출연했다.

 

“유튜브 쉬면 어떻겠냐?” “너 그러다 다친다”

민주당 당원은 조국을 지켜야 한다?

 

‘주간 박종진’ 98회 방송에서 유재일 정치평론가의 민주당 탈당 문제가 토론 주제에 올랐다. 유 평론가는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의 위험성을 미리 경고한 바 있다.

그동안 개인 유튜브는 물론 ‘주간 박종진’에 출연해 임명 강행 시 불거질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지적했었다. 그러자 최근 민주당 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고 급기야 탈당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지록위마라는 말 실감”

사슴을 말이라 하라고

 

박종진 앵커는 유재일 평론가의 민주당 탈당 소식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유 평론가는 최근 잠을 잘 못 잤다며 새벽에 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앵커는 “팬들이냐?”고 물었지만 유 평론가는 “대깨문”이라고 대답했다.

‘대깨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열혈지지자들을 가리킨다. 최근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유 평론가의 개인 유튜브 방송 내용에 불만을 품고 항의를 하는 사례가 늘었다. 유튜브 구독 취소가 대부분인데 적극 지지자들의 경우 밤낮 가리지 않고 항의 전화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평론가는 ‘조국 사태’ 한 달여 기간 동안 하루 평균 약 2500 ~3000개의 악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앵커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자 유 평론가는 “다들 나가기를 원하고 그렇게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라며 “한 달 정도 유튜브를 쉬면 어떻겠냐, 이런 말도 한 명이 아니고 여러 채널 통해서 (들려온다). 너 그러다 다친다는 말이 슬슬 협박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죽지 않으려면 더 기를 써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유 평론가가 처한 상황을 듣던 박 앵커는 “다친다 이런 것은 협박이다”라며 유 평론가를 위로했다.

유 평론가는 현재 상황에 대해 “나는 진실을 말하는 것 같은데”라며 “정말 짜증나는 건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너 이러다 다쳐”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래서) 나가라면 나가지 뭐, 날 위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네”라는 생각에 탈당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 평론가의 얘기를 듣던 이준석 최고위원은 “고 정두언 의원이 한 명언이 있다”며 “가장 위험할 때는 진실을 얘기할 때다”라는 말을 소개했다.

유재일 정치평론가는 이번 사태를 겪으며 “지록위마라는 말을 실감했다”며 “난 사슴을 사슴이라고 얘기 했는데 말이라고 얘기 하라고 한다”며 답답해 했다.

유 평론가는 조국 장관 가족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사모펀드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그렇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유 평론가는 과거 조 장관이 개인 트위터에 남긴 글을 거론했다.

유 평론가는 “조국 민정수석이 (과거) 반기문 사무총장이 들어왔을 때 했던 말이 있다. ‘알면 공범이고 모르면 무능이다’라는 말이다. 본인이 트위터에서 했던 말이다”라며 “무능한 사기를 당하는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필요 없다 나가라. 알면 공범이고 모르면 무능이니까”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난 민주당 당원으로서 화가 나 있는데 민주당 당원은 화가 나 있으면 안 된다. 민주당 당원은 조국을 지켜야 한다고 한다”라며 ‘조국 사태’를 둘러싼 민주당 내·외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심상정 정의당 당대표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과 심상정 정의당 당대표 [뉴시스]

“정치·공학을 했다”

계급성과 청년 버린 정의당

 

방송에서는 보수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당 출현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출연자들은 조국 사태에 대한 정의당 행동에 대해 비판했다. 정의당은 지난 7일 장고 끝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부적격 후보 명단인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정의당은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꿋꿋이 개혁의 길로 나가신다면, 정의당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개혁의 선두에서 험준고령을 함께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많은 국민들은 조 후보자가 확고한 사법개혁 의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초래한 신뢰의 위기를 딛고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번 판에서 정의당이 굉장히 못했다”며 “너무 실리주의적으로 나갔다”고 비판했다.

조대원 당협위원장도 “정의당 내부에서 심상정파와 구 노회찬파가 서로 충돌 많이 했다고 한다”며 “옛날 정의당 정서를 지키는 사람들은 현재 심상정파를 변질했다고 본다. 너무 현실주의자가 돼 버렸고 국회의원 쪽수를 더 늘려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몰입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도 정의당 내에서 이번 사태를 거치며 심각하게 보는 사람들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민노당 시절에 자기들이 그걸 한번 해 봤다가 결국에 민주당한테 탄압을 받았다는 인식이 있다. 예전에 비례는 민노당, 지역구는 민주당 전략으로 가는데 그렇게 종속이 되다보니까 노무현 정부 때 공격이나 그런 걸 하기 쉽지 않았다. 야당임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재일 평론가는 다르게 판단했다.

유 평론가는 “저는 다르게 보는 게 그때 등장했던 개념이 ‘주타방’이라고 주효타격방향의 줄임말이다. 그 당시 민노당은 주효타격방향을 열린우리당으로 했다”며 “열린우리당이 자기들이 차지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걸 무너트리고 자기네들이 그 자리를 먹는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분위기를 살벌했다고 표현했다.

이어 유 평론가는 “조국에 대해서 정의당은 청년 쪽에서 반대의견을 냈다. (하지만) 그걸 묵살했다. 진보정당인데 계급성과 청년을 버리고 정치공학을 했다. 그것에 대해서 당원들이 어떻게 진보정당이 이럴 수 있냐며 지지자들과 당원들 사이 대논쟁이 붙고 있다”고 정의당 내부 상황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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