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대구 달서구(구청장 이태훈)가 태풍경보에도 달서 하프마라톤대회를 강행키로 했다가 행사 당일 새벽에 전격 취소해 도마위에 올랐다.

21일 대회사무국은 홈페이지에 “달서 하프마라톤대회 정상 진행을 알려드린다. 내일 우천이 예보되어 있으므로 마라톤대회 참가자와 자원봉사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을 하여 대회를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사무국은 22일 새벽 홈페이지에 “저희 사무국에서는 이번 달서 하프마라톤대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려고 노력하였으나 21일 밤 11시께 대구지역 강풍 예비특보 발령 등 기상악화로 불가피하게 대회를 취소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긴급 공지를 올렸다.

사무국은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도 이날 새벽 2시께 취소를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며 21일 대구 등 남부지역에는 태풍경보가 발효됐다.

이에 대구시는 제17호 태풍 ‘타파’ 북상에 따라 21일 11시 이상길 행정부시장 주재로 13개 협업부서 및 구‧군 부단체장이 참석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대구시와 구‧군이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해 태풍에 총력 대응키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달서구가 마라톤대회를 강행키로해 비난의 여론은 더했다.

대회사무국 홈페이지에는 참가자들의 항의글로 폭주했다.

참가자들은 “이 날씨에 마라톤을? 우산, 장화, 방수 바람막이 다 지급해주세요“, “정말 화 납니다. 탈모인 사람들은 비를 맞으면 더 증세가 심해지는 거 아닙니까?”, “내일은 구청장님인지 시장님인지 다 같이 함께하는 대회여야 할 거 같은데요. 태풍을 같이 즐겨야 하지 않을까요” 등의 글로 비판했다.

달서구 주민 A씨는 “아이와 함께 5㎞에 참가신청을 했다. 성인들만 참석하는 대회가 아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지도 않는지. 태풍경보가 예보가 되고 비가 오는데도 대회를 강행하려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달서구의 뒷북 행정에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달서구 주민 B씨는 “이태훈 구청장의 불통이 이같은 사태를 불러온 것 같다. 정무적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면서 "대구시 신청사 유치 홍보를 위해 대회를 강행하려한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김인호 달서구 의원은 “온 나라가 태풍 타파 때문에 난리라 취소하라고 그렇게 해도 밀어붙이더니 홈페이지에 비난 댓글이 도배가 되니 취소했다. 달서구청이 이런 행사를 가지고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 어처구니 없다"며 "진짜 재난 등이 일어났을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정녕 걱정스럽다. 이태훈 구청장은 안전사고 사전 점검하고 구민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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