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루 중 한 그루 태풍 ‘링링’으로 쓰러져
위령제, 미니정원, 역사체험 등으로 500년 역사 지속 계획

연미정 느티나무 위령제
연미정 느티나무 위령제

[일요서울|강화 강동기 기자] 강화군 강화읍이 지난 태풍 ‘링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연미정 느티나무 유산 보존을 위해 ‘연미정 500년 느티나무 새 생명 불어넣기 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고려시대 정자인 연미정(강화읍 월곳리)에는 좌우를 수호하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다. 조선왕조의 주요 역사를 함께했으며, 선조들의 숨결과 얼이 담긴 역사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또한, 생명력을 갖춘 문화재로서 지역주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휴식공간을 제공해 왔다.

이 두 그루는 2000년 11월 인천시 유형문화재 24호로 지정되었으며 그 중 높이 22m, 둘레 4.5m인 우측 느티나무가 이번 태풍 피해로 쓰러졌다. 이에 이동수 강화읍장과 월곳리장 등은 피해 소식에 상심한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 20일 주민들과 함께 느티나무 추모 위령제를 진행했다. 마을 한 어르신은 “50여 년 전 단옷날이면 느티나무에 그네를 매달고 온 동네 사람들이 즐거워하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강화읍에서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느티나무의 상태를 정비한 후, 연미정 느티나무의 500년 역사를 지속하고, 나무 전체를 작품화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나무 그루터기 상단 파손의 지연 처리 후, 하단 빈 공간을 활용해 야생화 장식을 갖춘 미니정원 조성과 해설사와 함께하는 연미정과 느티나무의 역사 체험 등이 그것이다.

유천호 강화군수는 느티나무 피해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며 “나무 역사를 보며 끊임없이 환기될 고려사와 조선사는 강화를 홍보하는 매우 귀한 소재이며, 고목의 스토리 체험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연미정 500년 느티나무 유산 보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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