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 저자 빌 포셋 / 역자 권춘오 / 출판사 생각정거장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지나온 과거를 뒤돌아보면 어처구니 없었던 실수와 잘못된 판단이 역사를 바꾸는 긍정적인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장 속 리더의 흐릿한 판단으로 전투 승패가 엇갈리기도 했으며 귄력을 쥔 이들의 맹목적 믿음으로 다수의 국민이 고통에 허덕이던 순간도 있었다.

실수가 만든 역사 속 숨겨진 이야기를 파헤치다 보면 사회와 경제의 큰 흐름을 이해하고 현재에 이르는 길을 살펴 깊이 있는 통찰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생각정거장 출판사에서 출간한 저자 빌포셋의 신간 ‘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는 역사를 통째로 바꿨던 49가지 사건을 따라가 보면서 그간 독자들이 알고 있었던 고정 관념을 깨우쳐 유연한 사고로 역사를 들여다보게 해준다.

저자는 현재라는 렌즈로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에 초점을 맞추면서 찰나의 실수와 어리석은 판단, 잘못된 믿음에 포커스를 맞춰 나간다. 독자들이 기억하는 혁명,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판단과 선택을 살피며 향후 바람직한 결과 도출을 위한 통찰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자존심을 지키려다 몰락한 카르타고, 로마 제국 분할 결정이 가져온 암흑 시대, 중동 역사를 결정한 위험한 전략부터 흑사병을 일으킨 고양이에 관한 미신에 이르기까지 알고 보니 실수였던 흥미진진한 역사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총 3부로 나뉜 구성으로 가장 먼저 찰나의 실수가 바꾼 역사를 소개한다. 시대를 앞서는 리더의 이야기로 시작하며 역사를 바꾼 노예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야망과 미신의 결합이 낳은 결과물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짚어주는 부분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후계자를 남기지 않은 리더의 대표적인 몰락으로 알렉산더 대왕을 지적하고 자존심이 상해도 거절하지 말아야 할 제안으로 카르타고의 몰락을 예로 들었다. 

저자가 이슬람의 역사가 된 중동의 역사는 국가보다 먼저인 왕이라고 표현한 부분 또한 흥미롭다. 제국의 해체를 야기한 비즈니스의 전쟁으로 제4차 십자군 원정을 짚어준다. 

2부에서는 어리석은 판단이 바꾼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를 시기적으로 나열한다. 고집스런 자부심이 백년전쟁의 시작을 알렸고 결과가 좋았던 실수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예로 들었다. 바람과 함께 항로를 이탈한 결과 포르투갈의 우연한 신대륙 발견으로 이어졌던 이야기도 잊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는 안전한 선택은 스페인을 몰락으로 이끌었으며 용기는 충만하지만 계획은 전무했던 전투인 자코바이트를 결정지은  컬로든 전투도 잊지 않았다.

결국 게임에 빠지고 만 전투로 워싱턴 반란군의 승리로 이어졌던 역사의 순간과 사냥꾼의 이기심이 환경 파괴를 이끌기도 했던 호주에서 가속화된 토끼의 번식이야기도 들여준다. 성급함이 일을 그르친 피라미드 전투도 있었지만 속임수로 고비를 넘기기도 했던 아우스터리츠 전투도 있었음을 보여줬고 역사를 공부하지 않아 실수한 지도자로 히틀러를 예로 들었다. 

생존보다도 중요했던 자부심을 보여준 나폴레옹의 라이프치히 전투와 미국의 운명을 결정한 무능함으로 남북전쟁이 발발했다고 짚어준다. 

3부에서는 잘못된 믿음이 바꾼 역사적인 사례를 시기순으로 보여준다. 공산주의 씨앗을 심은 독일의 결정이었던 혁명부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의로 실패한 금주법, 정치에 진화론을 악용한 라 마르크설이 있음을 독자에게 들려준다. 

대공황을 부른 나쁜 비즈니스로 스무트 홀리 관세법과 헛된 타협이 기회를 날렸던 슈바르체 카멜레와 네발 체임벌린을 짚어준 부분도 있다. 저자는 스탈린과 히틀러가 맺은 비밀 조약을 악마와의 거래라고 소개했고 승리를 눈앞에 두고  저지른 실수를 세계2차 대전 에서 찾기도 했다. 여기에 지도자의 오만이 낳은 비참한 실패를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찾고 불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전쟁으로 남은 6.25 전쟁을 회고하기도 했다.

대학교수이자 작가이며 롤플레잉 게임 회사의 대표이기도 한 저자  빌 포셋은 ‘The War years 1: The Far Star War’ 같은 게임 책을 편집·제작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HOW TO LOSE A BATTLE’, ‘HOW TO LOSE A WAR’등 전쟁의 역사,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을 다룬 책 수십 권을 집필했다. 국내 출간된 저서로는 ‘왜, 바보같은 역사는 반복되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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