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를 잇는 축제의 장
품(品) 형태의 개방형 열린 무대를 선보이다
'정조대왕'과 '수원시민,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다

[일요서울|수원 강의석 기자] 올해는 수원시 승격 70주년이다. 인구 5만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과거와 첨단이 함께하는 125만의 대도시 수원으로 발전하기까지, 70년이라는 세월 속 주인공은 바로 사람, 바로 '수원시민'이다.

제56회를 맞이하는 ‘수원화성문화제’의 역사 또한 ‘수원시민’과 함께한다. 수원시민의 날을 기념하여 ‘화홍문화제’라는 이름으로 1964년에 시작된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대왕 능행차’, ‘야간 무예공연 야조’, ‘혜경궁 홍씨 진찬연’ 등 굵직굵직한 대표 프로그램들과 더불어 2018년 경기도 대표관광축제로, 2019년에는 대한민국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선정되었다.

수원화성문화제를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세 가지 주제가 있다. 바로 ‘수원화성’, ‘정조대왕’ 그리고 ‘수원시민’이다. 이 세 가지 주제를 잘 담아내기 위해 작년보다 더욱 넓은 장소에서, 더욱 긴 시간 동안 펼쳐질 예정이다.

- 모두가 즐거운 열린 공간, 행궁광장

수원화성문화제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장소, 행궁광장에서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공중 퍼포먼스와 재미있는 마당극으로 구성된 개막난장 ‘품(品)’을 시작으로, 5개의 돔 안에서 손, 귀, 눈을 즐겁게 할 체험형 공연 프로그램 ‘행궁오락관’, 책과 함께하는 ‘어린이 규장각’, 수원화성의 여러 시설물이 축소된 놀이터 ‘상상공작소’ 등 넓은 장소에 걸 맞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행궁광장을 찾는 아이들과 관람객들을 넓게 맞이할 예정이다.

개막난장 ‘품’은 정조대왕의 화성축조를 테마로 수원화성의 품격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수원화성문화제의 화려한 서막을 알리는 공연이다.

‘품’ 형태의 개방형 열린 무대를 설치하고 좌석이 없으며, 내빈소개와 의식행사 없이 바로 빛과 소리에 중점을 둔 공연을 진행한다. 길놀이, 화관무, 공중퍼포먼스 등 화려한 볼거리를 갖춘 종합공연으로 관람객들에게 생생한 현장감과 생동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 과거의 현대적 재해석, 화성행궁

광장을 지나 서서히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고목 세그루와 함께 신풍루新豐樓라 써져있는 화성행궁의 정문이 나타난다. 화성행궁은 사적 478호로 한국의 행궁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답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정조대왕’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낮부터 밤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원행을묘정리의궤 속 별미를 만날 수 있는 ‘조선별미극장’, 친림과거시험을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 등의 프로그램을 낮에 만날 수 있다. 화성행궁에 달빛이 내리면, 혜경궁 홍씨 진찬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진찬연 ‘한중록 1795’, 수원화성 축성등을 주제로 하는 토크 콘서트 ‘정조실감’ 등 낮에는 볼 수 없는 색다른 프로그램과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행궁 구석구석을 거닐며 과거의 정취와 현대의 기술이 빚어 낸 아름다움에 취해보길 바란다.

역사·문화·생태·평화+관광콘텐츠 융합사업 공모 선정작 미디어아트 진찬연 ‘한중록 1795’를 내달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께 바친 진찬연을 224년 만에 현대적인 감각의 가무악(歌舞樂)으로 부활시킨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문화예술계의 많은 관심을 이끌고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에 입각하여 진찬연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관객의 몰입과 탄성을 자아내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창조하였다. 특히, 가무악과 어우러지는 화려한 미디어아트를 봉수당 사방 전면에 활용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방식의 가무악극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화서문·장안공원

요즘 SNS에서 핫한 생태교통마을을 따라 스탬프투어를 하다보면 어느덧 수원화성의 서쪽 문-화서문에 도착하게 된다.

화서문과 장안공원에서는 시민 제안 및 공모로 선정된 15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청소년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달빛 가요제’, 천연돌가루로 그림을 그리는 ‘석채화 수원화성 그리기’, 시민들이 함께 완성하는 능행도 ‘정조예술을 품다’ 등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다양하고 기발한 체험과 공연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 밤이 더 기대되는, 수원천·화홍문

수원팔경 중 용지대월이라는 말이 있듯, 수원천과 어우러지는 야간의 수원화성은 그 자차체로도 예부터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이와 더불어 수원천에서는 빛과 조명이 어우러지는 등불축제가, 화홍문 일원에서는 고품격 하우스 콘서트 ‘달빛살롱’, 성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DJ 공연 ‘굿-파티’ 등 최신 트렌드에 맞는 감성적인 공연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정조대왕 능행차가 ‘행복한 왕의 행차, 수원행행(行幸)’

정조대왕 능행차는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을묘년(1795년)에 시행한 대규모 행차이다.

'을묘년 화성원행'이라 불리는 이 행차는 애민을 바탕으로 한 소통, 솔선수범하여 효행을 권장하는 모습, 그리고 백성들의 삶을 이해하고 고통을 나누고자 했던 정조대왕의 애민사상과 효심을 오늘날에 되살려 낸다.

220여년 전 왕실 최대의 축제의 재현을 위해 서울시,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가 함께 준비하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10월 5일 창덕궁을 출발해 경기도 주요 도시를 거쳐 최종 도착지인 수원까지 총 59.24km에 걸쳐 완벽 재현한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5,000여명의 행렬인원과 말 552필이 참여하는 우리나라 최대 거리 퍼레이드이다.

올해는 능행차 본 행렬뿐만 아니라 사전 및 의례 행사, 후미 거리공연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편안하고 특별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제공될 예정이다.

관람석의 주요 프로그램은 연합 풍물단의 ‘대동 놀이’, 왕을 맞이하는 시민들의 퍼레이드 ‘조선 백성 환희 마당’, 정조대왕이 민심을 살필 수 있는 활로였던 ‘격쟁’, 장용영의 호위 무술을 엿볼 수 있는 ‘자객 대적 공방전’ 등이며 실록을 바탕으로 재현한다.

또한, 특별히 ‘수원행행(行幸), 행복한 행차’를 주제로 8m의 거대한 정조대왕 인형, 상상의 동물 해치, 왕권을 상징하는 불의 자전거와 화염과 불꽃을 내뿜는 황룡, 타악기 퍼레이드 등 과거와 현대의 오브제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다양하고 화려한 거리 퍼레이드가 행렬의 끝을 장식하며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능행차 종료 후 공연팀과 관람객이 함께 어울리는 피날레 공연을 화성행궁 광장에서 개최하여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펴레이드를 마무리하게 된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원대한 꿈으로 축성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서 만나는 4일간의 특별한 경험. 다채로운 빛들과 낭만적인 공연,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수원화성문화제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하루를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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