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판매 중인 담배. [뉴시스]
해외에서 판매 중인 담배.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사실상 어디에서나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나라로 유명한 그리스가 이번에는 정말로 흡연 규제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는 지난 2010년 카지노 등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면 벌금 1만유로(약 1300만 원)를 물리기로 했지만, 현재는 경찰서와 정부 청사에서도 흡연자가 눈에 띄는 상황이다.

위반자들을 신고하기 위한 핫라인(직통전화)은 지난 2015년 사라졌고, 2016년 그리스 보건 차관은 기자회견장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에 따르면 2017년 그리스인의 78%가 외식할 때 담배연기에 노출된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이 수치는 10%를 밑돌았다.

7월 들어선 그리스 새 보수 정부는 나라가 변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당국은 흡연과 관련한 법 위반자에게 끝까지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WP는 전했다.

새 정부는 간접흡연을 인권침해와 동일 선상에 두고 금연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미 그리스인들은 지하철, 백화점 등에서는 흡연을 자제하고 있다. 새로 문을 연 식당들은 고객들에게 금연을 강제하고 있다. 기록적인 경기침체를 맞은 2010년 당시, 바와 레스토랑 주인들이 고객에게 금연을 요구할 수 없다며 정부에 항의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법이 강제력을 발휘하기가 간단한 적은 없었다고 WP는 강조했다.

신임 교육부 장관 니키 케라무스는 “의원 시절 2번 임신했는데, 정말 고통 받았다. 의회에서 담배연기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없었다”며 “실제로 법에 대한 투표가 이뤄지는 곳에서 법을 강제하지 않는다면, 다른 누가 지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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