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권 최대 이슈인 조흥은행 인수를 이 은행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주목받고 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함께 월간 에퀴터블이 선정한 재계 리더 100인에 나란히 선정됐다. 최영휘 사장보다 순위에서 밀리게 평가됐지만 라회장의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정부의 입김이 강한 은행권에서 라회장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지난 2001년 라 회장은 국내 최초로 민간주도 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를 설립, 회장직에 올랐다.

지난해 라회장은 굿모닝증권을 인수해 굿모닝신한증권을 출범시켰다. 올해 조흥은행을 그룹사로 편입시켜 신한금융지주를 국내 2위 금융그룹으로 위상을 높였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조흥은행 인수 과정에서 최대 걸림돌이었던 노조의 반발을 라회장이 직접 무마시키기도 했다.당시 조흥은행 노조는“신한의 조흥은행 인수는 정부의 특혜를 받은 것”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조흥은행 노조는 청와대를 압박해 신한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인수관건이 노조달래기에 달렸다 해도 무방할 정도. 노조의 공세는 거셌다. 노조는 신한측 대표자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대통령 앞에서 신한의 조흥은행 인수의 부당함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노조의 반발은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떠 올랐다. 라 회장은 “노조의 아픔을 같이 느끼고 이해한다”며 조흥은행 노조의 반발을 누그러뜨렸다. 결국 라 회장 주도의 신한측은 잡음 많던 조흥은행 인수를 마무리했다.라회장은 신중하되 판단과 결정이 빠르고 인화를 바탕으로 하여 추진력이 강한 장점을 지녔다는 평이다. 라회장은 선린상고를 졸업한 이후 44년간 금융외길을 걸어온 금융인으로 82년 신한은행 창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91년 신한은행장에 선임된 이후 국내 최초로 은행장 3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라회장은 올해 한불경제협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최고의 훈장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용>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