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이 형성한 일본 인맥 최다 동원...일본 경제 위협 해법 찾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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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주목받는다. 이 부회장은 최근 불거진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해 일본 출장을 자주 다니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내 주요 정ㆍ재계 인사들을 자주 만나 양국 경제교류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들을 조만한 국내로 초청할 것으로도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이 주로 만나는 인맥이 일명 '이건희 일본 친구들(LJF)'로 알려지면서 이 모임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 모임은 이 부회장의 부친 이건희 회장이 두텁게 형성한 일본 인맥들로 알려진다.


한일 경제 갈등 최고조에...삼성 역할론 급부상
일각에서는 재판 앞둔 행보라며 불편한 시선도


수년째 병상을 지키고 있는 이건희 회장은 부산사범부속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53년 일본의 도쿄로 유학을 떠났다. ‘선진국을 보고 배우라’는 아버지의 지시였다. 일본말도 배워야 했고, 공부도 해야 했다. 이후 와세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학계와 정ㆍ재계에 두루 인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장은 중요한 의사결정의 시기마다 일본으로 건너가 지인들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와 조언을 듣고 구상을 가다듬었다.

이 부회장, 일본 내 인사들과 친분 두터워

삼성전자 회장에 복귀하던 2010년 당시에도 첫 행보로 일본 재계 관계자들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으로 초청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일본 재계 인사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마다 아들인 이 부회장을 동석시키기도 했다.

이 부회장 역시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며 일본 내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지난 5월 이 부회장은 도쿄에서 현지 양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 경영진을 만났다.

7월에는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가구박물관으로 초대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이 회장은  스미토모화학, 우시오전기, 무라타제작소·TDK 등 일본 회사 오너들과 두터운 인맥을 쌓았고 이 부회장은 조만간 이들을 국내로 초대해  얼어붙은 한일 경제 관계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차원의 한일 경제 갈등 해소 논의

앞서도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이 경영진에게 조만간 스미토모화학, 우시오전기,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 주요 기업 경영진 방한 및 경제 교류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2019 일본 럭비월드컵' 개막식 참석 등을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오른 바 있다.

일본 재계 인사들은 조만간 한국을 방문 이 부회장과 만나 민간 차원의 한일 경제 갈등 해소를 위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 반도체, 가전 등 주요 사업장을 방문해 한일 경제 갈등에 따른 현장의 목소리도 청취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재계에선 이번에 방한하는 일본 재계 인사들의 무게감을 볼 때 한일 경제 갈등에 대한 민간 차원의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 부회장이 초청한 일본 인사들은 현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한일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은 높게 평가해야 한다"며 "이번 일본 재계 주요 인사의 방한도 민간 부문에서는 기업인들이 흔들림 없이 교류ㆍ협력하고 정보를 나눠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행보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재판을 앞 둔 이 부회장이 민간외교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형량을 줄이려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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