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사실 땐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사건 발생 33년 만에 특정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분석과 대검찰청 DNA 데이터베이스 등을 거쳐 50대 이모씨를 화성사건 용의자로 특정했다. [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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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6)가 8년 동안 무려 15명을 살해하고 30여 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지난 2일 오전 열린 브리핑에서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9차에 걸친 대면 조사에서 이 같이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미제로 남아 있던 화성 사건 9건을 비롯해 군 전역 직후인 1986년부터 1994년 청주 처제살인사건 전까지 5명을 더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 기간 이춘재는 여성 30여 명을 강간하거나 강간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자백은 경찰이 범행 리스트를 보여주며 인정하는 식이 아닌, 이춘재가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범행을 실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춘재는 일부 사건에 대해서 범행 장소를 그림으로 그려가며 설명하는 등 적극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그는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고 자포자기성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화성사건 외 자백한 5건도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는 방식으로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범행 장소가 화성을 벗어났기 때문에 해당 사건들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춘재가 자백한 내용은 불확실한 부분이 있어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반기수 경기남부경찰청 2부장은 “용의자의 기억이 단편적이거나 사건에 따라 범행 일시, 장소, 행위 등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당시 수사기록과 관련 증거 등을 바탕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춘재의 추가 범행이 확인되더라고 해당 사건들에 대한 공소 시효는 모두 지나 처벌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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