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지탱하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

[두산밥캣]
[두산밥캣]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우리나라 경기가 2017년 9월 정점을 찍고 하강국면에 들어섰다는 정부의 공식 선언에 업계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은 모양새다. 지난 8월까지 23개월째 경기가 위축된 상태인 만큼 각 기업들은 이에 따른 경영난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각 그룹의 계열사들은 각기 다른 경쟁력을 더해 모그룹을 세계시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요서울은 세계 경쟁력을 갖춘 국내 주요 기업들의 감초 역할을 하는 그룹의 계열사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두산그룹의 계열사 두산밥캣(Bobcat)에 대해 알아본다.

소형장비 설계‧제조‧마케팅‧유통사업...미국, 유럽시장 실적 양호

“지속적 투자 확대...글로벌 소형 장비 시장 리더 입지 굳힐 것”

다소 생소한 이름의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이 12년 전 인수한 계열사다. 인수 당시만 하더라도 재무 부담 등의 이유로 결정에 많은 설전이 오갔지만, 두산밥캣은 현재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건설과 농업, 지상정비, 산업, 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각종 소형 장비를 설계해 제조와 마케팅, 유통 등에 나서고 있다. 주요 제품군으로는 20여 종 이상의 스키드 로더 (Skid Steer Loader), 트랙 로더 (Compact Track Loader), 미니 트랙 로더 (Mini Track Loader) 등의 소형건설장비와 미니 굴착기, 다목적 차량, 텔레스코픽핸들러, 어태치먼트 등이 있다.

높은 영업이익...수익 창출의 핵심

두산밥캣은 내구성과 신뢰성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One Tough Animal”을 모토로, 견고하고 실용성 있으며, 민첩한 제품 생산에 주력한다. 이런 모토만큼이나 뛰어난 제품 출시로  두산밥캣은 모그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막내’와도 같은 두산밥캣이 두산그룹 전체를 지탱하는 ‘캐시카우(Cash Cow)’을 역할을 한다고도 평가했다. 캐시카우는 수익창출원을 뜻하는 용어인 만큼, 두산밥캣이 현금 흐름을 계속해서 발생하게 하는 사업부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드러낸다.

실제로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2017년 1분기 기준 848억 원에서 2년 사이 1133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3.6%에 해당하는 수치로, 누적 영업이익은 9669억 원에 달한다. 사실상 두산그룹의 자회사를 제외하면 실질 이익 기준으로는 그룹 내 1위 기록과도 같다.

두산밥캣은 미국을 중심으로 각종 건설기계 판매에 나서고 있는 만큼 미국 시장 내 입지가 단단하다. 미·중 무역전쟁 등의 상황에서도 시장 점유율은 증가했고,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한층 성장하는 모양새다. 현재 두산밥캣은 미국을 중심으로 프랑스와 체코, 중국, 인도 등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의 그위너(Gwinner) 공장은 밥캣의 모태이자 세계 최초의 스키드 스티어 로더가 개발되고 생산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밥캣 어태치먼트의 주요 생산 공장으로 물류, 정보기술, 생산관리 부서도 함께 자리한 비스마크(Bismarck) 공장도 밥캣의 대표적인 사업장 중 한 곳이다. 이외에도 미국에는 스테이츠빌(Statesville)과 와페턴(Wahpeton), 리치필드(Litchfield) 등의 공장이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도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프랑스 퐁샤토(Pontchateau), 체코 도브리스(Dobris), 중국 쑤저우(蘇州), 인도 첸나이(Chennai), 인도 벵갈루루(Bangalore) 공장 등이다. 

이런 만큼 두산밥캣은 지난 2분기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 북미·오세아니아(NAO) 지역 매출은 건설시장 호조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며,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EMEA)지역 매출은 유로화 약세에도 독일·프랑스 등 주요국가 렌탈 장비 교체주기 도래 및 동유럽 시장 성장 등으로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와 남미 지역 매출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하고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증가했고, 유럽지역 수익성 개선 등으로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대비 2.5%포인트 개선되기도 했다. 두산밥캣에 따르면 순이익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개선 활동을 통한 이자비용 절감 효과로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외에도 제품별로는 사업비중이 가장 높은 소형 건설기계 사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했으며, 포터블파워(이동식 공기압축기) 사업의 매출은 유가 하락 영향으로 7.2%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밥캣]

차입금 조기 상환...재무 건전성 강화

두산밥캣은 최근 회사 장기 차입금을 조기 상환하는 등 재무 건전성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의 차입금은 1억 5000만 달러로, 지난 2014년 이래 총 7차례에 걸쳐 8억2000만 달러를 조기 상환했다. 이를 통해 두산밥캣의 총 차입금은 2014년 17억 달러에서 2019년 6월 현재 8억 3700만 달러로, 5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19년 3월 말 기준 80.1%에서 약 7.2% 포인트 개선됐으며, 이에 따른 이자비용이 감소해 전문가들은 당기순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밥캣 측 관계자는 장기 차입금을 조기 상환한 당시 “미래성장을 위한 신사업 투자와 주주배당 확대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금번 차입금 조기상환을 실행할 수 있었다”며 “한층 강화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북미 콤팩트 트랙터, 인도 백호로더 등 사업포트폴리오 강화에 필요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콤팩트 이큅먼트(Compact Equipment) 시장의 리더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