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재도약 나선 LG전자…적자 만회하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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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법 시행 이후인 2014년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돌아온 기업은 59곳에 그쳤다.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들이 갖은 규제와 높은 운영비, 포화한 내수시장 등을 이유로 해외 직접투자를 늘리는 상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이번 호는 인건비 등 각종 비용부담 상승으로 국내 최대 스마트폰 생산 거점 평택공장을 닫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한 LG전자에 대해 알아본다.

스마트폰 생산 평택공장 철수…“하이퐁 공장서 비용절감 기대”

마케팅 총력...증권가 “손실액 절반 수준 떨어뜨릴 계기 될 것”

스마트폰 시장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침체기에 빠져 있다.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부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61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00억 원이 감소했다. 영업 손실은 3130억 원을 기록하면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쓴맛을 봐야 했다.

MC사업본부가 기록한 적자 금액은 3조4131억 원에 달했다. LG전자의 계속된 적자에 LG전자 사업본부 인력은 타 사업부로 배치되기도 했다. 2013년 기준 8000여 명에 달하던 MC사업본부의 인력은 지난해 말 400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LG전자의 적자 이유는 올해 초 기대를 걸었던 플래그십폰 G8 씽큐(ThinQ)의 판매 저조와 한국 공장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비용부담,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있다. 결국 LG전자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생산 공장을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LG전자의 평택공장은 프리미엄폰을 주로 생산하는 곳으로 연간 500만 대의 스마트폰을 만든다. 평택공장이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하면 총 1100만 대가량의 생산 환경을 갖추게 된다. 

연간 최대 1000억 원 비용 절감 기대 

LG전자는 베트남에서 현지 생산에 돌입하면 연간 최대 1000억 원의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는 LG전자가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이유를 두고 한국보다 저렴한 인건비와 법인세 면제 등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베트남은 투자 규모에 따라 4년간 세금을 면제해주며 9년간 소득세 50%를 감면해 주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 공장 이전 사업은 승승장구 중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 4곳의 지난해 총 매출은 657억 달러(74조 원)을 기록했다. 현지 기업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거기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삼성전자 옌빈공장 부지의 임대료 면제를 연장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는 2013년 옌빈공장 설립 당시 4년간 법인세 면제와 12년간 5% 세율 혜택. 임대료 면제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체험단 6일 동안 2만 명 지원 

올 하반기부터는 LG전자가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을 맺을 거라고 예측된다. 지난달 LG전자는 평택에서 베트남으로 생산 라인 가동을 위한 준비를 마쳤고 공장 이전은 완료돼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가동에 돌입했다. 오는 11일 'LG V50 씽큐(ThinQ)‘의 후속작 ’LG V50S 씽큐(ThinQ)‘ 출시를 앞두고 LG전자는 마케팅 총공격에 돌입했다.

앞서 300명 규모의 V50S 체험단 모집과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하와이 출사단을 모집했다. LG전자는 체험단 모집행사에 6일 동안 2만 명 이상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이 지원한 것이다. 또한, 하와이출사단에게는 V50S 씽큐를 증정하고 5박 7일 일정으로 하와이 방문 기회를 제공한다.

V50S 씽큐는 스마트폰 국내 공장 생산 라인을 중단하고 베트남 공장에서 현지 생산된 프리미엄 모델로 국내 대비 제조 원가를 줄인 제품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오는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1638억 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영업손실 3185억 원) 약 49%의 적자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V50S 당장의 마케팅 비용은 증가했지만 베트남 공장 이전을 통해 원가 절감을 효과를 보게 될 것이며 이는 내년 LG전자 스마트폰 손실액을 올해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릴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기획재정부가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박명진 자유한국당 의원실 등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OECD 36개 회원국 중 법인세율을 인하한 국가는 총 16개국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같은 기간 법인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에 불과했다. 이 같은 법인세율의 인상은 해외진출을 한 기업들이 한국으로의 유턴을 가로막았고 올해까지 매년 유턴 기업의 수는 4~12개가량에 그쳤다. 국내에서 기업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법인세율을 내리고 규제를 풀어야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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