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북한과 미국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예비접촉을 가진 데 이어 알려진 대로 5일(현지시간) 실무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다시 물꼬가 트인 것은 지난 2월말 하노이회담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북미는 4일 오전(현지시간) 스톡홀름 외곽 리딩고 섬에 있는 컨퍼런스 시설인 빌레 엘비크 스트란드(Villa Elfvik Strand)에서 예비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가, 북측에서는 권정근 외무성 전 미국국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비접촉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실무회담 일정과 행정상 협의 등 생산적인 대화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는 이날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오전(현지시간) 본격적인 실무협상을 치른다.

같은 곳에서 개최될 것으로 실무협상에서 북측은 외무성 ‘대미통’인 김명길 순회대사가 미측에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는 이번 실무협상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행방안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는다. 외교가는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 간 ‘새로운 셈법’이 나올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질된 존 볼턴 전 보좌관이 대북협상 방식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던 것을 비판하면서 “볼턴 전 보좌관은 과거에 얼마나 나쁜 방식으로 일해 왔는지 꼭 봐야 한다. 아마도 ‘새로운 방법(new method)’이 아주 좋을지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당국이 대북 접근법에 유연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었고, 북측도 여러 대외 메시지를 통해 미측에게 ‘새 계산법’을 요구해 왔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 정의와 비핵화 로드맵 등 ‘비핵화 방법론’과 대북 체제보장과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양측이 유연성을 얼마나 발휘할지가 새 계산법의 윤곽을 판가름할 것으로여겨진다.

북한은 최근 미국에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단계적 합의’로 이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이와 달리 미국은 여전히 ‘포괄적 합의’를 고집하고 있어 회담 내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하되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제재를 원상복구하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이 유효한 카드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북미 양측은 실무협상이 임박하면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백악관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만나 무언가를 하기를 원한다”고 말해 기대감을 보였다. 김명길 순회대사는 지난 3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공항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신호가 있어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협상 결과를 매우 낙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는 5일 하루만 열리는 북미협상 일정을 더 연장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이날 실무협상을 치른 뒤 각자 본국으로 돌아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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