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전경련 회장이 검찰과 정치권을 향해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강 회장은 19일 검찰을 시작으로 20일 한나라·자민련, 21일 민주당·열린우리당을 잇달아 순회 방문했다.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한 ‘경제악영향론’을 설파하기 위해서였다. 강 회장은 송광수 검찰총장에게는 ‘수사 조기종결’을, 4당에는 어려움에 처한 재계에 대한 지원을 각각 요청했다.하지만 강 회장의 이러한 SOS에 대해 정치권은 곤란하다는 반응만 보였다.

재계의 입장을 들어주자니 ‘불법자금 척결’이라는 대의명분이 훼손될 것 같고, 그렇다고 외면하자니 자금줄 봉쇄가 심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재계가 처한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조장한 장본인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대선자금 내역을 스스로 밝혀 재계의 짐을 덜어주는 동시에 국민적 의혹도 말끔히 해소시키는 결단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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