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3년 1차 기본계획 수립
3대 추진목표…17개 세부사업도
사회적관계망 구축에 방점 대책

서울시청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청 (사진=서울시 제공)

[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서울시가 전체가구의 32%를 차지하는 1인가구를 위해 필요한 생활정보와 상담이 이뤄지는 오프라인 공간인 '1인가구 지원센터'를 25개 전 자치구에 설립한다. 1인가구의 커뮤니티 활동과 각종 서비스 신청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내년에 개설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1차 1인가구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기본계획은 1인가구를 정책대상으로 하는 서울시 최초의 종합계획이다. 시는 1인가구 실태조사와 정책토론회, 포럼,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다.

서울 거주 1인가구는 122만9000가구다. 전체가구의 32%(2018년 말 기준)를 차지한다. 2010년 이후 서울인구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1인가구 비율은 2010년 22%에서 지난해 32%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이 48%로 가장 많았다. 중장년이 27%, 노년이 25%로 남성 중장년과 여성 노년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성별로는 여성 1인가구(53%)가 남성 1인가구(47%)보다 많았다. 남성의 42.7%, 여성의 29%는 결혼 생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관악구가 48%, 종로 40%로 1인가구 밀집도가 가장 높다. 반면 도봉구 24%, 양천구가 21%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 1인가구 당사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는 혼자의 삶에 대해 자유생활과 의사결정(39%), 여가 시간 활용(33%) 측면에서 좋다고 응답했다. 반면 경제적 불안(31%),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24%), 외로움(22%) 등을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가구의 77.3%는 전·월세, 고시원, 원룸에 거주했다. 청년층 63%는 월세로 살아가고 있어 특히 주거불안정과 경제적 부담에 직면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시는 급속히 증가하는 1인가구를 가족의 한 유형으로 보고 1인가구를 정책대상으로 한 맞춤형 대책을 본격 가동해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번 기본계획도 혼자 사는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건강한 독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최우선 방점을 뒀다.

시는 '다양한 가족이 어울려 사는 사회적 우정도시 건설'이라는 비전 아래 기본계획을 올해부터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3대 추진목표, 17개 세부사업으로 추진한다.

3대 추진목표는 ▲다양한 소통과 사회적 관계망 확대로 활기찬 일상 유지 ▲상호 나눔과 돌봄으로 사회적 고립 예방 ▲안전하고 자립적인 삶의 지원과 사회적 존중 인식 확산 등이다.

시는 종합 기본계획을 통해 1인가구가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식사를 하며 소통하는 '소셜 다이닝'을 2023년 75개소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지역 내 조리학원, 쿠킹클래스, 문화센터 등과 연계해 공동부엌을 마련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코인세탁방 같은 1인가구 맞춤형 커뮤니티 공간을 2023년까지 100개소를 확충하고, 운동·문화·여가 활동을 통해 서로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동아리 활동(2023년까지 155개)도 지원한다.

혼자 버는 소득에 비해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고통받는 저소득 1인가구의 주거 안정 지원에도 나선다.

내년부터 근로 저소득 1인가구를 대상으로 연 2% 금리로 임차보증금 대출을 지원한다. 이중 절반의 이자를 시가 부담하는 '1인가구 임차보증금 지원사업'을 시작한다. 연 5000명 이내, 2023년까지 총 1만7500가구가 지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도움이 필요한 1인가구가 서로 도움과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품앗이 개념의 상호돌봄 관계망 '시간은행'도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시간은행은 예를 들어 A가 B에게 3시간 동안 병원동행을 해주면 A에게 3시간이 적립되고, A는 이것을 이용해 나중에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이와 관련해 시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1인가구 정책세미나'를 개최한다. 사회변화와 1인가구 문제를 주제로 심도 깊은 강연과 연구발표가 진행된다.

18~19일에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1인가구 영화제'를 개최한다. 독거어르신, 기러기 아빠, 취준생 등 다양한 1인가구의 모습을 담은 16편의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미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이미 서울은 3가구 중 1가구가 1인가구일 정도로 1인가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1인가구 삶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외로움, 관계단절 등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성별·연령별·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체계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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