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 대표들이 7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초월회 회동을 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초월회가 정쟁 성토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국민 마음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시스]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 대표들이 7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초월회 회동을 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초월회가 정쟁 성토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국민 마음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 대표들은 7일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 정례모임인 ‘초월회’ 회동을 갖고 두 쪽으로 갈라진 진영 싸움에 우려를 표하며 네 탓 공방을 계속했다.

이날 초월회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불참한 채 진행됐다. 이 대표는 초월회 불참 이유에 대해 “초월회가 민생을 도모하는 장이 아닌 정쟁을 위한 성토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지난 며칠 동안 저는 죄인이 된 마음, 참담한 마음으로 광화문·서초동 두 개의 대한민국을 목도했다”며 “국민은 국회와 정치권만 바라보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 민생 내팽개치고 진영 싸움에 매몰돼 국민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는 사회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녹일 용광로가 돼야 한다. 그런데 대립과 혼란을 부추기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이대로면 대의민주주의는 죽는다. 정치 실종 장기화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그러면서 “근본적 사법개혁 완성도 결국 국회 입법이다. 장관이 누구든, 검찰이 자체개혁안을 내놓듯, 국회가 내일이라도 합의만 하면 사법개혁에 대한 논쟁은 없어지는 것”이라며 “저는 국회법에 따라 의장으로서 모든 권한을 행사해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신속하게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국 한 사람 지키겠다고 이 정권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 그다음 온 나라가 최악의 분열과 논란에 빠져 있다”며 “제가 지난 10월 3일 문재인 정권 헌정 유린 규탄집회를 통해서 국민들의 많은 절규를 들었다. 서초동에서도 집회가 있어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들이 광장으로 뛰쳐나간 이유 중 하나는 ‘의회정치’ 실종이기도 하지만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회를 철저히 무시하고 권력으로 우리를 짓누르는 행태에서 비롯되기도 한다”며 “의회정치 붕괴를 부르짖는 문 정권의 오만과 독선부터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나라가 서로 갈려 광화문·서초동에서 여야, 보수, 진보로 갈렸다”며 “국회는 대화가 없어지고 싸움판이 벌어지고 타협은 없어지고 제 갈 길 만 간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금이라도 머리 맞대고 검찰개혁을 위해서 조정하고 타협하는 노력하라는 것이 대다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문 의장께서 검찰 사법개혁, 정치개혁을 위한 5당 정치협상회의를 소집해주시라”고 제안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는 게 정치의 책임”이라며 “정권이 반환점을 돌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개혁의 시간을, 엔진을 다시 돌리기 위해서 정국을 수습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초월회 회동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는 ‘정치협상회의’를 발족하기로 합의하고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간사를 맡기로 했다.

한민수 국회대변인은 모임이 끝난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협상회의 신설은 지난달 2일 이해찬 대표가 처음 제안했으며 오늘 의장님의 중재로 4당 대표가 모두 동의해 합의에 이르렀다”며 “정치협상회의 참석자는 초월회 멤버인 5당 대표를 기본으로 한다”고 밝혔다.

회의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의제는 검찰개혁을 비롯한 사법개혁과 선거제도 등 정치개혁을 우선하기로 했다. 다만 다수 회의 참석자가 요구할 경우 정치현안 전반도 논의키로 합의했다. 첫 회의는 오는 13일 이전에 개최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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