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아끼는 정치인이던 강봉균 의원이 모처럼 입을 열었다.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강의원은 고건 국무총리에게 “내각에 손발이 전혀 맞지 않는 각료가 있으면 과감하게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달라져야 한다고 하고 총리도 노사관계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했는데도, 기업인들은 정부가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노사분규에 손을 놓고 있다고 불만이라면 노동부장관이나 경찰 쪽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외국 투자가들은 지금 이 정부의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을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한 약속들이 내각 차원에서 실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또 그는 “한미 투자협정 체결은 대통령도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스크린쿼터’를 지켜야겠다는 장관 때문에 좌초 상태에 빠져 있다”며 일부 장관들의 자질을 간접적으로 질타했다. 하지만 강의원이 겨냥한 장관은 권기홍 노동부장관과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 강장관은 “총리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책임감 있게 내각을 운영하면 저절로 ‘책임총리’가 된다”고 말했다,강장관의 이러한 지적은 총리의 리더십을 지적함과 동시에 총리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가진 셈이다. 특히 책임총리제를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온 이같은 발언은 실질적으로 고건총리의 역할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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