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달성 치중해 공급기업육성 소홀, 스마트공장 생태계 조성 대책 마련해야

[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스마트공장 보급이 시작된 ‵14년 이후 보급사업에 참여한 공급기업 919개 중 137개(15%)가 10회 이상 보급사업을 수행하면서 보급물량의 2/3을 가져가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곽대훈 의원(자유한국당, 대구 달서갑)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스마트공장 보급사업 참여 공급기업 현황'에 따르면, ‵14~‵17년까지 보급된 스마트공장은 총 5003개이며 이를 공급한 기업은 919개였다. 산술적으로 기업당 평균 5.4회 참여했다.

그러나 기업별로 보면 쏠림현상이 심각했다. 공급기업 919개 중 10회 이상 참여한 기업은 137개로 이들이 보급한 공장은 3,280개에 달했다. 참여기업의 15%가 전체 스마트공장 보급의 2/3을 담당한 것이다.

특히 50회 이상 참여한 공급기업도 10개(1.1%)에 달했는데, 이들은 총 809개를 공급해 기업당 평균 80회 이상 참여했으며 전체보급량의 16%를 차지했다.

이들이 수주한 보급사업 비용만 정부예산 336억원을 포함 758억원에 이르며 이는 스마트공장 총 구축비용 5619억원의 13.4%에 달한다.

가장 많이 참여한 `H사'는 연매출 1조1천억원, 직원수 1700여명에 달하는 대기업 계열사로 총 137회 참여해 41억원의 정부예산 포함 총 82억원 규모의 보급사업을 수주했다.

다음은 `D사'로 최근 유명배우 광고로 인지도를 올리고 있으며 115회 참여해, 138억원(정부예산 54억원)의 보급사업을 수주했다. 한편, 이들과 다르게 직원수가 9명에 불과한 `모기업'도 80회가 넘게 참여하기도 했다.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은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컨소시엄을 통해 과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지도가 높고 수행경험이 많은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또한 스마트공장 보급에 대규모 정부지원금이 쏠리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노리고 `스마트공장 구축을 역제안하는 브로커가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결국 정부가 보급기업 목표달성을 위해 숫자 늘리기에 집중하는 사이, 특정기업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스마트공장 생태계구축에 필요한 공급기업 육성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곽대훈의원은 “정부가 작년 말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통해 공급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및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비정상적인 일감몰아주기 먼저 손봐야 할 것”이라며, “매칭형식을 변경해 수요기업 특성에 맞는 공급기업을 추천하거나, 같은 지역 공급기업과 연계하는 등 스마트공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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