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수사 파문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차남 수연씨의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낸 이회창 전총재.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의 축하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하객들을 맞이하는 이전총재의 표정에는 아무런 근심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 미소 속에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어두움이 드리워져 있다. 최측근 인사였던 최돈웅 의원의 1백억 수수 사건이 직·간접적으로 이전총재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전총재는 “감사하다”는 말 이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축하차 참석했지만, 노대통령의 화환은 예식장 뒤켠에 밀려나 있었다. 화환을 일체 받지 않는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뒤켠 골목에 놓인 노대통령의 축하화환속에 노대통령과 이전총재간 미묘한 갈등이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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