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 정규시즌 우승 차지한 두산 베어스 [뉴시스]
2019 KBO 정규시즌 우승 차지한 두산 베어스 [뉴시스]

얼마전 두산 베어스가 드라마틱한 끝내기로 마침내 2019 KBO 정규리그 1위에 등극했다. 
두산은 지난 8월15일까지만 해도 SK 와이번스에 무려 9경기나 뒤져 뒤집기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SK가 급격한 공격력 저하를 보인 틈을 타 야금야금 따라붙더니 끝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정규리그 144번째 마지막 경기에서 1위를 결정지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포기하지 않고 곰처럼 묵묵히 걸어간 두산의 저력이 돋보인 시즌이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타이브레이커 게임 없이 상대와의 정규리그 전적으로 1, 2위를 결정한 부분 말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정규리그에서 승률이 같은 팀들이 나오면 1,2위 순위를 결정짓는, 이른바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치른다. 올 시즌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었으나 지난 시즌에서는 LA 다저스와 콜로라도 로키스가 승률이 같아 마지막 한 경기를 더한 바 있다. 상대 전적에서 우세를 보였던 다저스가 홈 경기 이점을 안고 경기를 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처럼 이해관계 당사자끼리 경기를 하게 하는 것이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경기를 보는 팬들도 더 흥미로워할 것으로 확신한다.
두산과 마지막 경기를 한 팀은 SK가 아닌 NC 다이노스였다. NC는 이미 5위가 확정돼 와일드카드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굳이 두산과의 경기에서 전력을 다할 이유가 없었다. 두산을 이기면 두산의 ‘역적’이 될 것이고, 두산에 지면 SK의 ‘역적’이 되는 부담만 안고 있었다. 게다가 마지막 경기에서 주요 선수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이래저래 NC로서는 이득 되는 게 하나 없는 경기였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긴장감 역시 두산 선수들에 비해 현저히 저하될 게 뻔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인 두산과 SK가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한다면 어떨까?
아마 서로 사생결단식으로 덤빌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위를 하게 되면 푹 쉬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변 2위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엄청난 부담이다. 
물론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2위를 차지했음에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꺾고 정상에 오르긴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다르다. 지난해는 쫓아가는 분위기였으나 올해는 쫓겼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가 그렇게 한다고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타이브레이커 경기가 9회 승부가 나지 않고 연장전에 돌입하기라도 할 경우 양 팀 모두 난처해질 수 있다. 특히 경기 다음 날 학교에 가거나 직장에 가야 하는 팬들은 난감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야구팬들이라면 그 정도는 감수하지 않을까. 정 이런 게 부담스러우면 '승부치기'를 해서 승부를 결정지으면 되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KBO는 다른 것은 몰라도 1,2위를 결정짓는 상황에서는 동률 팀 간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치르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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