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과장 김연희 교수

[일요서울|의정부 강동기 기자]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하는 여성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임산부의 나이가 고령일수록 임신 전 진단된 만성 질환으로 인해 임신 중에도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고령임신으로 인한 조기진통,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과 같은 임신 합병증 발병이 증가하여 이에 대한 치료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임신 중 약물 복용과 관련해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과장 김연희 교수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 임신 중 약물 유해반응 시 산모의 증상

▲약물의 이상유해반응(adverse drug reaction, ADR)이란 약의 투여 및 사용 중 발생한 바람직하지 않고 의도되지 않은 징후, 증상 또는 질병을 의미한다. 임신 중 약제의 이상유해반응은 외국에서 약 1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한국 의약품안전관리원의 약물유해반응 데이터를 이용하여 시행한 연구에서 임신 중 가장 흔하게 나온 부작용은 구역이나 구토, 가려움증, 숨쉬기 힘듦, 두근거림 순으로 많았다.

약국 봉투나 약 포장박스에 동봉된 설명서에는 다양한 부작용이 나열되어 있는데 ‘임신’의 경우 대부분 약제 복용이 ‘금기’ 혹은 ‘주의’로 표시되어 있다. 이는 새로운 약제가 판매되기 전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임상 시험에서 윤리적으로 임신부를 대상으로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임산부에서 어떠한 부작용이 나올지 미리 알 수 없어서 약품 설명서에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다.

- 의약품 복용으로 인한 태아 및 신생아 상태

▲약제에 의한 중증 이상유해반응으로는 선천성 기형, 유산이나 사산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태아 및 신생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거나 원인관계를 밝히기까지 오랜시간과 연구가 필요하다.

약제이상유해반응으로 인하여 산모 상태의 변화시 태아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약제로 인해 산모가 열이 나거나 심계항진, 숨쉬기 어려운 경우 뱃속 태아도 빈맥, 저산소증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임신부에게는 적절한 약제의 선택과 투약 후 임산부와 태아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임신 중 약물 복용은 절대적으로 위험할까?

▲아니다. 임신이라고 약제를 복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욱 위험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평소 천식, 고혈압, 당뇨, 경련성 질환, 염증성 장염 등으로 약을 투약하던 여성이 임신으로 인해 의사와 상의 없이 약을 중단하는 경우 오히려 질환의 재발이나 악화로 본인과 임신 중의 태아 건강에 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만성 질환의 재발, 악화는 자칫 태아 기형이나 조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복용하던 약제의 지속여부 혹은 다른 약제로 바꿔야 하는지를 주치의와 꼭 상담해야 한다. 임신 중 만성질환의 적절한 관리는 임신부와 태아 모두가 건강한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임신인 줄 모르고 복용한 약제가 걱정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다양한 비타민, 허브 제재, 한약이나 다이어트 약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 초기인줄 모르고 약을 복용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되기도 한다.

임신 초기인 5-10주 사이는 태아에 주요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라 자칫 복용한 약제에 따라서 태아기형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약제가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데는 약제의 종류와 복용 양, 복용 시기와 방법 등이 다양하게 관련된다.

또한 생리 간격이 불규칙한 여성이라면 본인이 생각하는 임신 주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임신이 확인되었으며 최근 복용한 약제가 있다면 현재 임신 상태와 같이 약물 상담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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