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뉴시스]

 

터키가 쿠르드족 통제 하에 있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를 공습·포격하자 국제사회가 일제히 비판과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지난 9일(현지 시각)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행정부 장 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터키를 향해 군사 작전의 중단을 촉구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긴급 유럽의회 회의를 열고 “터키가 시리아와 국경 안보를 둘러싸고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터키의 공격은 효과가 없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융커 위원장은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 설치하려는 피난민을 위한 ‘안전지대’에 대해서도 “관련한 어떤 것에도 EU는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EU 28개 회원국의 공동 성명 발표도 이어졌다.

이들은 “EU는 터키의 일방적 군사 행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터키가 구상한 이른바 ‘안전지대’가 피난민 보호를 위한 국제적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외무부 아멜리 드 몽샬랭 유럽 담당 장관 역시 이날 국회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프랑스와 독일, 영국은 공동성명 작성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우리는 성명에 강력하고 단호한 규탄을 매우 명확하게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몽샬랭 장관은 터키의 군사작전과 관련해 10일 시리아에서 비공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장 이브 프랑스 외무장관도 “(터키가) 반 이슬람국가(IS) 연합의 안전과 인도주의적 노력을 위태롭게 하고 있고, 유럽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끝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터키의 군사작전은 반드시 억제돼야 한다”며 “지역의 불안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터키가 작전에 앞서 나토에 “합법적인 안보 우려”를 갖고 있다며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로마를 방문 중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 지역(시리아 북동부)을 더 불안하게 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더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할 행동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이스탄불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방문이 예정돼 있던 이란 알리 라리자니 국회의장은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터키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라리자니 의장은 이날 터키에서 열린 의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한편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은 터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시리아 북동부를 공습하는 ‘평화의 샘’ 작전을 개시한 상태다. 작전은 시리아 북동부에서 주둔하며 터키군에게서 쿠르드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던 미군이 철수하며 시작됐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