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영 소장

총선용 신당 논의가 무성하다. 대안정치연대는 11월 목표로 창당을 서두르고 있다. 박근혜당을 표방한 우리공화당도 사무실을 확장하고 세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소상공인연합회는 평화당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안철수·유승민 전 바른미래 공동대표 등 비당권파도 신당 구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총선은 6개월 남았다. 총선용 신당은 성공할 수 있을까? 3김 외에 신당 성공 사례는 드물다. 2003년 창당한 열린우리당은 이듬해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당시 창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주도했다. 탄핵 수혜에 범진보 정당의 명맥을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완전한 신당으로 보기 어렵다. 2007년 창당 14명 당선자를 냈던 친박연대는 기형적인 정당이다.

2016년 총선에서 39석을 얻은 국민의당이 유일한 신당 성공 사례다. 국민의당 선전은 기존 정당 불신, 안철수 전 공동대표라는 대선주자, 호남의 ‘호남정치 갈망’이 만들어냈다. 국민의당 지지기반은 호남이라는 지역과 교차투표에 나섰던 2040이다. 내년 총선에서 신당이 성공하려면 기존 정당 불신, 대선주자, 지역과 세대의 지지가 필요하다.

대안정치와 바른미래 당권파 결합은 호남신당+α를 의미한다. 대선주자가 없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건재하다. 특정 세대의 지지도 부족하다. 호남의 비민주당 성향 50대 이상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 경쟁력 있는 인물은 당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평화당과 소상공인연합회의 연대는 좀 더 시간이 흘러야 평가할 수 있다.

공화당도 의문부호다. 박 전 대통령 역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파괴력은 한계가 있다. 대선주자가 없다. 대구·경북의 대표 정당은 한국당이다. 탄핵 이후 보수의 위기가 심화하면서 지지 강도가 더 단단해졌다. 영남 중심 60대 이상에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조건만으로 공화당이 성공하기는 어렵다.

안·유 전 바른미래 공동대표의 신당도 녹록지 않다. 안·유가 대선주자이긴 하지만 2016년 당시 안철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어느 지역을 기반으로 할지도 불분명하다. 안·유가 2030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지만 대표성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2030의 다수는 민주당 지지성향으로 볼 수 있다. 안·유 한 사람보다 둘 다 참여하면 조금 낫겠지만, 신당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조국 법무부장관 논란으로 늘어나는 무당층이 신당 성공조건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갤럽 10월 2주 무당층은 22%이다(이하 여론조사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19~29세가 36%로 가장 많고, 30대가 23%이다. 지역으론 서울과 경남, 직업으론 블루칼라와 무직에서 많다. 이들은 범진보 성향, 정치 무관심층, 범보수 성향으로 나뉘어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신당이 무당층을 대거 흡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조 장관 논란으로 정치혐오와 기존 정당 불신이 심화한 것은 맞다. 2040의 민주당 지지, 50대 중반 이상의 한국당 지지는 굳건하다. 영호남의 균열 징후도 없다. 신당의 파괴력을 가늠할 인물도 부각하지 않고 있다. 총선용 신당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