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뉴시스]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상규(71) 법사위원장이 욕설과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외압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여 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누가 당신한테 자격을 (부여) 받았어. 웃기고 앉아 있네. X신 같은 게. 아주”라고 말했다.

욕설은 여 위원장이 송삼현 남부지검장을 향해 패스트트랙 고발 사건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여 위원장은 송 지검장에게 질의를 통해 “야당 의원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려다 고발당했는데 그것은 순수한 정치 문제다. 사법 문제가 아니다”라며 “검찰이 함부로 손댈 일이 아니다. 검찰은 어느 게 공정하고 정의로운지 잘 생각해야 한다. 철저히 수사할 것은 수사하고 수사하지 말아야 할 것은 수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했고 여 위원장의 욕설이 등장했다.

여 위원장의 욕설은 인터넷에 생중계됐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이 여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청했고 여 위원장이 “끝나고 하자”고 말하자 송 의원은 “지금 해야 한다. 영상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여 위원장은 “김 의원 말에 화가 나서 (제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영상이 있다고 하는데 그때 흥분한 건 사실”이라며 “흥분해서 (사용한)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여 위원장의 욕설과 함께 자신이 고발 대상에 포함된 국회 패스트트랙 관련한 발언도 문제가 됐다. 여 위원장은 현재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여 위원장은 피감기관으로 참석한 검찰에게 대놓고 압력을 넣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 위원장의 욕설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여 위원장은 이미 법사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더 이상 지탄을 받기 전에 위원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다음 날인 8일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압력을 가하고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여 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동료 국회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회 인민재판’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여 위원장은 거친 표현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더 노골적인 편파진행과 날치기를 반복하는 여당이 법사위마저 자신들 뜻대로 통제하겠다는 것은 과한 욕심이자 의회 무력화 시도”라고 비판했다.

여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 10기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형사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의 판사를 역임하다 지난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남 남해·하동군에서 당선된 뒤 3선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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