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뉴시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다음 총선이 6개월 남은 와중에 여의도에서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새 인물 부재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총선 정국이 돼야 정치에 대해 야망을 가진 인물이 도전할 ‘판’이 짜이는데 선거 전까지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이슈만 나온다면 정치에 환멸을 느낀 인재들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아 여야 할 것 없이 강조한 ‘혁신’과 ‘물갈이’는 보여주지도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하며 원내 제3당으로 약진해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앞선 총선에서와 같이 안철수라는 굵직한 정치 신인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정치 신인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회는 똑같은 인물로 채워지는 ‘고인물’이 될 수밖에 없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가장 먼저 공천룰 확정했다. 민주당은 현역의원은 전원 경선을 치르게 해 정치신인의 참여와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하지만 인재영입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인재영입위원회 출범을 논의하는 등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공천룰은 확정짓지 못했다. 지난 7월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의 ‘현역 물갈이’ 발언 이후 인적쇄신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지만 3개월여 지난 현재 별달리 보여준 게 없는 실정이다.

당초 한국당 공천안에는 정치 신인에게 50%, 청년·여성에게 40%의 가산을 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이 정치 신인에게 최대 20%의 가산점을 주는 것보다 파격적인 행보다. 하지만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아직까지 공천룰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룰 발표가 늦어지자 현역 의원과 정치신인 가릴 것 없이 불안해 하고 있다.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벌인 삭발 릴레이는 공천권을 따내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한국당에서는 지난 3월 일찌감치 인재영입위원회를 출범하고 이명수 인재영입위원장 임명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치신인 부재 속 김무성, 김병준, 김문수 등 ‘올드보이’만 다음 총선을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총선 대비 인재영입보다는 당 내홍 수습에 급급한 모습이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보궐선거 이후 거듭하던 내홍이 하태경 최고위원의 징계로 폭발했고 비당권파 측은 별도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구성하며 지도부와 대척점에 서 있다.

지난 8월 12일 비당권파 현역 의원 10명 등으로 구성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가 집단 탈당한 민주평화당은 정동영 대표가 혼자 남아 당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조 장관에 대한 부적격 결정, 이른바 ‘정의당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은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이 ‘데스노트’에 조 장관을 올리지 않자 일각에서는 지난 8월 29일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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