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광화문 보수집회 풍경 [뉴시스]
지난 3일 열린 광화문 보수집회 풍경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대한민국이 해방 후 나눠졌을 때 그 느낌이 요즘 같은 느낌이 아닌가 싶다”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03회 방송에서 박종진 앵커는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를 보면서 이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앵커는 “100만 명, 200만 명, 20만 명, 5만 명이니 인원 숫자 가지고 얘기한다. 요즘 AI로 사진만 봐도 정확하게 나온다고 한다. 의뢰하면 된다. 왜 언론들끼리 싸우고 보수·진보로 나뉘어서 싸우는지 답답하다”며 속내를 밝혔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그런 심리가 있는 것 같다. 우리 어릴 때 보면 옆 짝꿍들이랑 내기할 때 책 딱 넘겨서 ‘사람 몇 명’이랬다. 우리가 (숫자에) 약하다. 몇백만 모인 것에. 우리 숫자에 너무 집착한다”라고 말했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은 “예전에 당나라, 수나라 쳐들어왔을 때 ‘100만 대군’ 이러지 않았나. 그때 우리나라 인구 다 따져도 그 정도 안 됐을 거다. ‘많다’ 이런 표현이다. 숫자를 세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던 박 앵커는 정확한 집회 참가자 수 확인을 위해 AI 도입을 제안했다. 하지만 현 부위원장이 반대했다. 현 부위원장은 “그런 거 도입하는 데 반대한다. 그런 거 도입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100만 명 200만 명 사실 검증이 안 되기 때문에 하는 거다. 몇 명왔는지 우리가 굳이 데이터 공개해야 할까”라고 말했다.

출연진들이 두 집회 참가자 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은 최근 집회 참가자 숫자 부풀리기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조국 수호’ 집회 주최 측은 참가자 수를 200만 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조국 반대’ 집회에는 3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최 측은 주장했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9월 28일 서초동 및 10월 3일 광화문 인근 지하철 이용 현황’에 따르면 서초동 인근 3곳(교대역 2호선, 교대역 3호선, 서초역, 오후 4~자정)의 지하철역 하차 인원은 10만 2340명이었다.

광화문 광장 인근 3곳(광화문역, 종각역, 시청역 1호선, 오전 11시~오후 7시)의 하차 인원은 22만 2156명으로 분석됐다.

서초동 인근 지하철역 3곳의 경우 평시 평균 하차인원은 1만 5526명이었으나 지난달 28일에는 10만 2340명으로 6.6배 가량 늘어났다.

서초역은 3848명에서 5만 9720명, 교대역 2호선은 9801명에서 3만 5944명, 교대역 3호선은 1877명에서 6676명으로 하차인원이 증가했다.

광화문 주변 지하철역 3곳은 평균적으로 5만 2608명이 이용했으나 지난 3일은 22만2156명이 하차해 4.2배 이상 늘어났다. 광화문역은 1만 9168명에서 9만 7508명으로 단일역임에도 불구하고 10만여 명이 내렸다. 시청역 1호선은 1만3217명에서 6만 8699명으로, 종각역도 2만 223명에서 5만 5949명으로 증가했다.

광화문 지하철역 3곳 외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복궁역(당일 5만 1937명·평시 1만 5763명)과 시청역 2호선(당일 3만 1905명·평시 8136명) 하차인원을 합산하면 지난 3일 하차인원은 30만 5998명으로 30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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