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선거철은 여론 조사기관 특수” “짬짜미 가능”
박종진… 집회 참가자 수 확인 위해 AI 도입 제안
현근택 “샘플을 어떻게 추출하느냐” 중요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03회 캡쳐화면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03회 캡쳐화면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광화문과 서초동이 시끌벅적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장관 그리고 검찰개혁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매주 열리고 있다. 두 곳 다 셀 수 없이 많은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저마다 자신들의 주장을 외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론 분열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 절실하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이후 지지율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정 방향을 바꿀 뜻은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을 통해 살펴보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03회 촬영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방송에는 박종진 앵커와 함께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이 출연했다.

 

박종진

“보수·진보 싸움 답답하다”

 

“대한민국이 해방 후 나눠졌을 때 그 느낌이 요즘 같은 느낌이 아닌가 싶다”

박종진 앵커는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를 보면서 이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앵커는 “100만 명, 200만 명, 20만 명, 5만 명이니 인원 숫자 가지고 얘기한다. 요즘 AI로 사진만 봐도 정확하게 나온다고 한다. 의뢰하면 된다. 왜 언론들끼리 싸우고 보수·진보로 나뉘어서 싸우는지 답답하다”며 속내를 밝혔다.

배종찬 연구소장은 “그런 심리가 있는 것 같다. 우리 어릴 때 보면 옆 짝꿍들이랑 내기할 때 책 딱 넘겨서 ‘사람 몇 명’이랬다. 우리가 (숫자에) 약하다. 몇백만 모인 것에. 우리 숫자에 너무 집착한다”라고 말했다.

현근택 부위원장은 “예전에 당나라, 수나라 쳐들어왔을 때 ‘100만 대군’ 이러지 않았나. 그때 우리나라 인구 다 따져도 그 정도 안 됐을 거다. ‘많다’ 이런 표현이다. 숫자를 세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던 박 앵커는 정확한 집회 참가자 수 확인을 위해 AI 도입을 제안했다. 하지만 현 부위원장이 반대했다. 현 부위원장은 “그런 거 도입하는 데 반대한다. 그런 거 도입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100만 명 200만 명 사실 검증이 안 되기 때문에 하는 거다. 몇 명왔는지 우리가 굳이 데이터 공개해야 할까”라고 말했다.

출연진들이 두 집회 참가자 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은 최근 집회 참가자 숫자 부풀리기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조국 수호’ 집회 주최 측은 참가자 수를 200만 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조국 반대’ 집회에는 3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최 측은 주장했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9월 28일 서초동 및 10월 3일 광화문 인근 지하철 이용 현황’에 따르면 서초동 인근 3곳(교대역 2호선, 교대역 3호선, 서초역, 오후 4~자정)의 지하철역 하차 인원은 10만 2340명이었다.

광화문 광장 인근 3곳(광화문역, 종각역, 시청역 1호선, 오전 11시~오후 7시)의 하차 인원은 22만 2156명으로 분석됐다.

서초동 인근 지하철역 3곳의 경우 평시 평균 하차인원은 1만 5526명이었으나 지난달 28일에는 10만 2340명으로 6.6배 가량 늘어났다.

서초역은 3848명에서 5만 9720명, 교대역 2호선은 9801명에서 3만 5944명, 교대역 3호선은 1877명에서 6676명으로 하차인원이 증가했다.

광화문 주변 지하철역 3곳은 평균적으로 5만 2608명이 이용했으나 지난 3일은 22만2156명이 하차해 4.2배 이상 늘어났다. 광화문역은 1만 9168명에서 9만 7508명으로 단일역임에도 불구하고 10만여 명이 내렸다. 시청역 1호선은 1만3217명에서 6만 8699명으로, 종각역도 2만 223명에서 5만 5949명으로 증가했다.

광화문 지하철역 3곳 외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복궁역(당일 5만 1937명·평시 1만 5763명)과 시청역 2호선(당일 3만 1905명·평시 8136명) 하차인원을 합산하면 지난 3일 하차인원은 30만 5998명으로 30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종찬

“공천심사 너무 획일적”

 

이날은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이 출연한 만큼 여론조사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박 앵커는 배 연구소장에게 “여론조사의 문제점 오늘 솔직히 다 공개하자. 문제점 많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배 연구소장은 “많다”라고 대답하며 “(우리나라 정당의) 공천심사가 너무 획일적이다”라며 “여론조사만으로 공천을 했다. 여론조사 의존도 너무 높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원을 대상으로 한다. 또 특정한 시기에 집중된 여론조사다”라며 여론조사과정에서 좋고 나쁜 정보가 들어가면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현 부위원장은 실제 경험담을 소개했다. 현 부위원장은 “경력 쓰는 건 제한을 둔다. 공식적인 직책, 증명서가 있는 건 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샘플을 어떻게 측정하느냐다”라며 “전수조사가 아니다. 샘플을 어떤 근거로 하느냐. 법적으로 랜덤으로 하게 돼 있는데 진짜 랜덤이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원 조사는 정해져 있다. 일반 여론조사는 그 샘플을 어떻게 추출하느냐. 그건 당에서 공개 안 한다. 항상 거기서 제일 문제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얘기를 듣던 박 앵커도 “샘플 추출에 문제가 있다. 그걸로 얼마든지 조작이 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배 연구소장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암암리에 요청 받고 짬짜미를 했던 사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때가 되면 특수다. 대목이다. 떴다방처럼 생긴 업체들은 정말 그런데 솔깃하다. 한 몫 잡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후보들도 견물생심이다. 이 여론조사 회사만 잡으면 이번에 내가 여론조사 더 높게 나올 수 있다면 짬짜미가 될 수 있다”라며 “사실 경선 관리라는 건 엄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배 연구소장은 실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배 연구소장은 “한 여권 내 인사의 경우 사석에서 자기가 출마할 때 경선조사에서 ‘착신전화를 이용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시골 같은 곳은 집에 있는 경우가 드물다. 집 전화를 우호적으로 대답해줄 수 있는 사무장으로 연결해 줬다. 실제 그런 경우 수사가 됐고 선거 무효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

현근택 “위기감 느낀다”

 

방송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관련 지지율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국 법무부장관과 관련한 진영 다툼이 극단적으로 번지고 국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tbs의 의뢰로 실시한 10월 2주차 주중 집계(7~8일)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10월 1주차 주간집계 대비 1.9%포인트 내린 42.5%(매우 잘함 26.5%, 잘하는 편 16.0%)를 기록하며 40%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하락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7%포인트 오른 55%(매우 잘못함 43.3%, 잘못하는 편 11.7%)를 기록하며 2주째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 5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올라섰다.

긍정평가와의 격차는 한 자릿수(지난주 7.9%포인트)에서 두 자릿수인 12.5%포인트로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0.8%포인트 감소한 2.5%였다.

리얼미터는 이번 하락세의 대표적 이유로 조 장관 가족 의혹 및 검찰 수사를 꼽았다. 리얼미터 측은 “‘인사청문회 당일 차명폰 통화’, ‘5촌 조카 검찰 공소장 내용’, ‘동생 영장청구 및 강제구인’ 등 조 장관 가족의 의혹 및 검찰수사와 관련한 일련의 언론보도 확산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외에도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소식과 민생·경제의 어려움 등 부정적인 이슈의 확산 영향도 반영됐다.

현 부위원장은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 하락을 걱정하며 “민주당 당지지율도 그렇고. 당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하고 연동이다. 당연히 위기감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 긍정보다 부정 여론이 많다. 당연히 그 영향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박 앵커는 현 부위원장에게 “법무부장관 어떤가, (아직도) 문제없다(라고 생각하나)?”라며 기습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현 부위원장은 “지금은 검찰수사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앵커는 집요하게 “‘조국 잘못됐다’ 그렇게 말하면 공천 못 받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현 부위원장은 “관계없다. 현역의원도 아니고”라고 대답했다.

배 연구소장도 현 부위원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배 연구소장은 “사법개혁 특히 검찰개혁의 의지, 상징적인 의미가 분명히 조국 장관에게 있다고 본다. 자신만 놓고 보면. 그런데 대한민국 사회는 자신만 보기 쉽지 않다. 과거 이중 국적이라고 사퇴한 경우도 많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가족과 관련된 부분을 정리 못했는지. 석고대죄를 해서라도 이건 정말 잘못했고 죄송하다. 약간의 의혹이라도. 그래도 사법개혁을 정말 하겠다. 이렇게 수순을 밟아갈 수 없었는지”라면 안타까워 했다.

에에 대해 현 부위원장은 “검찰 수사만 안 됐으면 윤리·도덕성 문제라든지 이렇게만 갔으면 충분히 (사과가) 가능했을 텐데 지금은 검찰수사 중인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잘못했다’라고 하면 죄를 인정하는 상황이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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