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를 놓고 재계와 노동계가 갈등에 휩싸인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 회장이 이번에도 스스로 재계를 대표하는 총대를 메고 나섰다. 박용성 회장은 재계가 정부와 노동계의 눈치를 보는 와중에서 줄곧 재계의 창구 역할을 자임해왔다.박용성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임시 건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주5일 근무제 방안에서 한 발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박 회장은 “정부안 자체가 이미 절충안이기 때문에 더 이상 양보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면서 정부안을 수정 없이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박 회장은 재계에서 거침없는 화법으로 유명세를 떨쳐왔다. 기자회견에서 박 회장은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으로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가령 “며칠 파업하는 것으로 회사가 결딴나는 것이 아니다”, “노동계의 불법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가압류 등의 책임을 엄정하게 물을 것” 등이다.

특히 노조원에 대해 가압류 등 극단적 조치는 지난해 두산중공업 근로자가 자살을 하게 된 결정적 배경이었다는 점에서 노동계는 들썩이고 있다.노무현 정권 들어 재계가 정권에 코드를 맞추기 위해 분주한 틈에 박용성 회장은 이미 재계의 대변인이 되었다. 재계는 박 회장에 대해 ‘저러다 크게 다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내기도 하지만 누구도 총대를 메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 박 회장은 그들에게 분명 ‘효자손’임이 틀림없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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