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트럼프는 탄핵 되기 전에 사임할 것이다. 아니면 모종의 딜을 할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정국이 점입가경이다.
민주당이 트럼프의 탄핵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과 새로운 의혹들이 연일 폭로되고 있다.  
반트럼프 전선의 선봉에 선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CNN 방송은 최근 한 때 트럼프 밑에서 부사장으로 일했던 바바라 레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리고는 그로부터 트럼프 사임 가능성이있다는 답변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인터뷰 내내 트럼프를 공격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미국 정가는 그가 트럼프를 잘 아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그의 발언이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이어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로부터도 공격을 받았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의 대사직 축출을 압박했다고 증언했다. 
이 뿐 아니다.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를 외면하는 듯한 여론조사 결과마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 트럼프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친트럼프 매체로 알려져 있는 폭스TV는 트럼프를 탄핵하고 대통령직에서 파면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여론조사 대상의 절반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천하의 트럼프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폭스TV는 또 내년 대선의 경합주(swing state 특정 정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주) 중 하나가 될 위스콘신주에서 민주당 후보 3인방과 가상대결을 벌인 결과 트럼프가 누구와 대결해도 진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9% 뒤지는 것으로 나왔고, 샌더스 상원의원과 워렌 상원 의원에게 각각 5%와 4% 뒤졌다.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대선의 위스콘신주에서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불과 0.77% 앞서며 승리한 바 있다. 2020 대선에서도 위스콘신주가 경합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 트럼프로서는 또 하나의 악재가 터진 셈이다.
이래저래 자신에게 불리한 일들이 매일 자신을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트럼프는 태연하다. 어디에서 나오는 자신감일까?
역대 대통령 탄핵 결과를 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성공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로 자신에 대한 탄핵이 기정사실로 다가오자 탄핵되기 전에 사임했다. 빌 클린터 전 대통령은 하원에서는 탄핵이 가결되었으나 상원에서 부결돼 탄핵을 면했다. 
현재 미국 상하원 구조를 보면, 하원은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각각 장악하고 있다.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안이 가결된다 해도 상원에서 공화당 때문에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상원의 경우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트럼프가 웃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비록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된다 해도 민주당으로서는 트럼프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것이다. 다만, 탄핵 실패에 대한 역풍 가능성도 있어 민주당에게 이번 탄핵 조사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탄핵론에 시달렸던 트럼프. 주류 언론들로부터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으며 러시아 스캔들에 이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가 턱 밑까지 밀려든 상황을 어떤 카드로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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