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에게 올 여름은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무더위 속에 현대차 노조가 강성 파업을 강행했고 파업 장기화로 정 회장은 휴가를 반납했다. 무엇보다 얼마전 ‘왕자의 난’에서 정 회장과 더불어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동생 고 정몽헌 회장의 자살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최근 와서야 알려진 얘기지만 정씨 형제는 이미 화해를 한 상태였다. 형제간 화해 무드를 틈타 현대차그룹이 대북사업을 지원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굳이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언론은 사정도 모른 채 화해는 물 건너간 듯이 보도했던 것.동생의 죽음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노조에 이어 기아차마저도 투쟁 성향이 강성화를 띠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현대차 노조와 협상한 내용을 두고 재계에 말이 많은 것도 골치 아픈 대목이다.애초부터 현대차 노조는 파업 명분의 골자를 노동계 입장 대변으로 잡았던 만큼 현대차 경영진의 부담이 컸던 게 사실. 그럼에도 가감 없이 노조 입장을 수용한 것은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재계의 불만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내수 악화에 장기파업으로 인한 수출 타격, 노사 협상안에 대한 재계의 비난, 동생의 자살 등 정몽구 회장은 올 여름을 그야말로 ‘탈진 직전’까지 가는 최악을 보낸 채 가을을 맞고 있다. <산>

제목; 최동수 조흥은행장 내정자 출근 저지 수모

최동수 조흥은행장 내정자가 지난 13일 오전 8시30분쯤 업무 파악을 위해 은행측이 마련한 광화문 지점 사무실로 첫 출근했으나, 조흥은행 노조원 10여명에 의해 출근을 저지당했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동수씨는 새 조흥은행장의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아직 은행장 후보에 불과하다”며 “외부인에게 조흥은행 시설을 사용토록 할 수 없어 최씨의 사무실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는 노조가 조흥은행 매각을 파업 끝에 인정하면서 신한지주로부터 얻어낸 은행장 인선은 조흥은행 출신이어야 한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최동수 신임 행장은 조흥은행의 근무 경력은 약 2년 6개월 가량으로 계약직원으로 일해온 것이 전부다.

최동수 신임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줄곧 체이스 맨하탄 등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근무했었으며, 국내 금융기관은 LG종금에서 임원으로 4년 남짓 일해오다 약 2년 6개월간 조흥은행 여신담당 상무와 부행장을 엮임했었다. 조흥은행 은행장으로 내정될 때는 (주)한샘의 중국법인장으로 재직중이었다..노조의 입장은 2년 6개월 근무 경력을 가진 최동수 은행장 내정자를 조흥은행 출신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진 사퇴를 주장하며, 반발하는 노조를 최동수 내정자가 잘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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