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영일 무소속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 변창흠 사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영일 무소속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 변창흠 사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 사장이 여의도 8빌딩에 사장 집무실 외에 김현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실을 비롯, 차관과 국장 등이 머무를 수 있는 업무실과 회의실을 만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과잉 의전이 논란됐다.

이러한 논란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이 사장을 겨냥, “작년 10월에 갑작스럽게 사장실과 임원실이 있는 서울역 인근 집무실을 여의도로 옮겼다”며 “1년 동안 의무 임대차 기간이 남아있어 결과적으로 3억5000만 원의 임대료와 관리비 손실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HUG의 사장 및 임원실은 당초 서울역 T타워에 마련돼 있었다. 계약 당시 이들은 의무임대차 기간 36개월로 설정, 이 기간 동안 변동이 있을 경우 임차인이 월 임대료와 관리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의무기간이 만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갑작스레 집무실을 여의도로 옮긴 것이다.

아울러 이 사장의 ‘황제 의전’도 논란이 됐다. 이 사장은 집무실 이전을 한 뒤 사내에 ‘국토부 장관실’을 만들려 했다는 의혹을 갖는다.

이 의원은 “국토부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왜 HUG가 나서서 사내에 장관실을 만드느냐”며 “이렇게 이치에 안 맞는 행동을 하니 직원들이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장의 ‘황제 의전’ 배경은 국토부로부터 받은 경고장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앞서 이 사장은 업무 공용차량인 카니발을 독점 사용하며 124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좌석을 개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가 복구 지시를 내리자 이 사장은 30만 원의 자비를 들여 복구했다.

이후 국토부는 이 사장에게 공실발생으로 인한 부당지출, 차량 호화개조 등을 사유로 지난 8월 경고장을 보냈다. 공공기관장 가운데 이례적으로 사장 개인에게 경고장이 보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사장뿐만 아니라 직원 1명도 국토부로부터 주의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이같은 지적에 “정책 사업 수행과 조직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였다”며 “뼈저리게 (잘못을) 느끼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사장의 방만 경영도 문제가 됐다. 이 사장은 당초 사택으로 부산 해운대구 소재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제공받았으나 최근 보증금을 5000만 원 이상 올려 같은 단지에서 더 넓은 평수를 지닌 고층으로 이사했다. 

반면 이 의원에 따르면 ‘업무차량 운행일지’ 기준으로 이 사장이 지난 1년 간 서울에서 차량 운행을 한 것은 153일, 주말을 포함해 그가 서울 본가에서 지낸 날은 200일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사장은 황제 의전과 방만 경영 외에도 국정감사장에서도 불성실한 태도를 띠어 비판을 받았다.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답변도 제대로 안 하고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도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작년에도 비슷한 지적을 했는데 달라진 게 없다”고 질타했다.

여야의 뭇매를 맞은 이 사장은 “뼈저리게 반성한다”면서도 사퇴 요구에 대해선 “아직 내겐 할 일이 남아 있다”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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