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의원 "시늉만 내다가는 예산과 행정력만 낭비"

[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한국저작권보호원(원장 윤태용)이 불법저작물 적발 및 수거·폐기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실버감시원’ 제도가 실적이 저조해 유명무실한 것으로 17일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보호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호원이 530건을 적발, 총 143만7935점의 불법복제물을 수거·폐기할 동안 실버감시원의 제보에 의한 폐기 건은 38건, 18만6881점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2017년에는 보호원 전체 실적 1282건(415만2847점) 중 실버감시원의 실적이 144건(56만9012점)으로 폐기율은 13.7%에 불과했다.

올해도 지난 4월까지 보호원 전체 적발 206건(38만6832점) 가운데 실버감시원의 실적이 15건(3만3024점)에 그쳤다. 전체의 8.5% 수준이다.

보호원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불법저작물의 수거, 폐기 또는 삭제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실버감시원은 보호원이 대학가 서점(복사업체)·노점 등 현장에서 유통되는 상시 감시망 구축을 위해 고용한 만 60세 이상의 제보요원이다.

매년 20명 규모로 채용, 불법저작물 유통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김수민 의원은 “보호원이 매년 수백만 건의 불법저작물을 수거해 폐기하고 있지만, 이 중 실버감시원들의 제보에 의해 폐기되는 비율은 불과 10분의 1 수준”이라며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자료에 따르면 보호원은 매년 ‘오프라인상 불법복제물 실버감시원 운영사업 기본계획’을 통해 최근 4년간 실버감시원 운영사업의 성과목표를 ‘전년 제보실적 대비 3% 상향한 제보 실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버감시원의 제보에 따른 불법저작물 수거·폐기 비율은 재작년 13.7%였던 데 비해 지난해는 13%로 오히려 더 떨어졌다.

김 의원은 보호원의 실버감시원에 대한 처우와 인력 관리가 엉망인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명의 실버감시원을 운영하는데 1인당 월급여는 2017년 97만5000원, 지난해 110만9000원 정도다.

또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2억4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7000만원 삭감된다.

방대한 불법저작물 수에 비해 실버감시원의 규모는 20명에 불과한데, 그나마 3명은 개인 사정으로 퇴사해 현재 17명만 근무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실버감시원 제도의 실적이 저조한데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제대로 활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 시스템으로 시늉만 하다가는 예산과 행정력만 낭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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