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시리즈] 탈한국 가속화하는 한국기업들 - 미래에셋대우
[연속시리즈] 탈한국 가속화하는 한국기업들 - 미래에셋대우
  • 신유진 기자
  • 입력 2019-10-18 16:36
  • 승인 2019.10.18 18:30
  • 호수 1329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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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뛰어난 실적으로 '효자' 노릇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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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법 시행 이후인 2014년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돌아온 기업은 59곳에 그쳤다.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들이 갖은 규제와 높은 운영비, 포화한 내수시장 등을 이유로 해외 직접투자를 늘리는 상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이번 호는 국내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고되는 가운데 해외 법인들의 적극적인 해외 영업으로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미래에셋대우에 대해 알아본다.

유명 브랜드, 호텔, 물류센터 등 글로벌 투자 활발...뛰어난 실적 기록

시범운영 자본 비율 결과 낮아...지배구조 개편 압박 수위 높아질 수도

미래에셋의 해외투자 성과가 결실을 볼 모양이다. 미래에셋은 이미 국내의 사업 입지는 잘 다진 상태로 이를 발판 삼아 적극적으로 해외의 투자 규모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 미래에셋 해외법인은 약 1500억 원의 세전이익을 달성했고 올 상반기만 약 13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달성은 미래에셋의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가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7일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은 상반기 세전이익이 약 872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512억 원)보다 무려 70% 늘어난 실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4개 증권사의 지난해 해외점포 분석현황을 살펴보면 당기순이익이 약 1억2300만 달러(약 1400억 원)로 집계됐는데 올해 홀로 미래에셋대우만 이와 견줄 만한 성적을 거뒀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규제, 해외법인 신용공여 제한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 이뤄 낸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

글로벌 투자활동 주도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투자 중심이었던 사업에서 세계적으로 투자를 선도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2011년에는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하고 약 4000억 원 규모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복합리조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따내기도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 호텔은 9500만 달러, 아마존 물류센터는 7800만 달러에 투자하는 등 글로벌 투자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1조 원 규모의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 건물인 마중가타워를 인수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오르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T8 빌딩을 5억 유로(약 5200억 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2017년 2억8000만 유로(약 3600억 원)에 인수한 지 2년 반 만에 1600억 원의 차익을 낸 것이다. 매각이 완료된다면 연간 25%가 넘는 내부 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통합감독제도 시범운영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는 여수신, 보험, 금융투자 가운데 2개 이상의 금융회사를 보유한 자산 5조 원 이상의 기업집단을 감독하기 위한 제도다. 감독 대상에는 미래에셋을 포함 총 7곳의 그룹이 있다. 이는 특정 대기업 계열 금융사들의 부실을 막는 자본 규제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7월 정부가 도입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제일 낮아

금융위는 최근 1년간 7개 대기업 금융그룹에 대해 통합감독 제도를 시범운영한 자본비율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7개 대기업 금융그룹의 평균 자본비율은 181%로 나타났는데 모범규준에서 정한 최소 자본비율은 100%로 7개 금융그룹 모두 이 조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이 중 제일 낮은 125.3%를 차지했다. 이는 기존 자본비율인 282.3%에서 계열회사 사이 중복된 자본을 빼고 전이될 수 있는 위험을 더한 결과로 157%p가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다른 그룹보다 미래에셋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만약 금융위가 하반기 중복자본 차감, 전이위험 산정방법에 관한 기준을 구체화할 경우 자본비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낮은 자본비율은 새로운 투자 사업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점에서 미래에셋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금융위가 하반기부터 2~3개 금융그룹을 뽑아 매년 리스크 실태를 평가하기로 한 상황에서 미래에셋이 이번 산정된 자본비율로 실태 평가대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미래에셋의 고심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미래에셋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했지만 이번에 시범운영한 자본비율 결과가 낮게 나오면서 미래에셋 지배구조 개편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미래에셋의 대규모 투자의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1조 원을 투입해 인수했던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 건물인 마중가타워 재매각을 추진 중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5월 인수한 마중가타워를 1조830억 원에 인수한 후 당시 투자한 4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매물로 내놓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분 매각을 위해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셀다운(대량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마중가타워는 국내 증권사 해외부동산 투자 가운데 해외 셀다운의 첫 사례이기도 해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걱정도 있다. 국내에서의 셀다운이 지연된 탓에 미래에셋대우가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재매각이 잘 매듭짓게 된다면 외국 투자자들에게도 가능성을 보여준 첫 해외부동산 투자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한편 미래에셋의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6조9000억 원을 들여 중국 안방보험의 미국 내 15개 호텔을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하게 된 호텔은 2016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우량자산으로 분산투자효과가 높고 희소성이 있어 앞으로 매각차익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호텔 인수 건은 블랙스톤, 브룩필드자산운용.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세계적 투자자들과 경쟁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정부의 압박 가운데 미래에셋이 어떤 대응을 보일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유진 기자 yjsh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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