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씨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 된지 66일, 취임한 지 35일 만에 수십만 군중의 “조국 파면” 함성 속에 퇴임사도 없이 물러났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집결한 30만여 명은 “조국 파면” “문재인 탄핵” 등 구호를 외쳤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의 10여만 명은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소리치며 반격했다. 대한민국이 내전에 직면한 듯 살벌했다.

두 달여 동안 문 대통령은 판단력을 상실한 듯싶을 정도로 소통 없는 불통(不通)과 아집에 갇혀 조국 옹호에만 집착했다. 문 대통령을 따르는 친문 세력은 중국 문화혁명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명령을 따르기 위해 몽둥이를 휘둘렀던 홍위병(紅衛兵)을 떠올리게 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장관을 임명할 때 야당과 언론의 반대가 아무리 강렬해도 개의치 않고 임명을 강행했다. 그는 “반대가 많았던 장관님들이 오히려 더 잘한다”며 고집했다. 그는 자기와 다른 견해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무시한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불통과 아집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탄핵돼 감옥으로 간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수준을 훨씬 넘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문 대통령이 전 박 대통령과 ‘비슷한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의 집은 “위조 공장” 조국 일가는 “사기단” 등 조 씨 불법·비리 연류 혐의가 계속 터져나왔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무시”하였다. 결국 그는 수십만명이 여러 차례 운집해 “조국 파면” “문재인 탄핵”을 절규하자 그제서야 “무시”하지 못하고 조 씨를 밀쳐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조 씨를 퇴임시키고 난 뒤의 언행은 아직도 불통과 아집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국민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국민 간의 갈등 탓을 언론과 연결시켰다.

그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신뢰 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의 노력을 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조국 비리를 까발린 언론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불만 표출이었고 언론에 일정 부분 책임을 전가한 말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언론이나 야당의 쓴소리도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는 친문 세력만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다. 반대 쪽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는 조국 파동을 계기로 자신이 취임사에서 다짐한 대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 분도…섬기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한편 조국 파동 기간 친문 세력은 중국 홍위병을 방불케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검찰의 조국 일가 수사를 “윤석열의 난” “위헌적 쿠테타”라고 했고, 조국 부인이 자산관리인과 함께 연구실의 PC를 한밤 0시1분 빼내온 데 대해선 “증거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 씨의 막가는 조국 두둔을 “오버 하지 마세요”라고 자제를 촉구하자 친문 세력은 박 의원에게 문자폭탄으로 보복했다. 또한 친문 네티즌들은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40대의 김 모 여검사에게 “돼지X” “옥상에서 떨어진 개떡” 등 외모 테러도 자행했다. 하지만 친문에 장악된 여성 인권단체들은 침묵했다. 한겨레신문은 조국 일가를 수사하는 윤 총장에 흠집 내기 위해 윤 총장이 한 건설업자에게서 별장 접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가 윤 총장에 의해 근거 없는 허위 보도로 고발당해야 했다.

조국 파동에서 드러난 친문 세력의 홍위병 작태는 비열하고 난폭했으며 파렴치했다. 앞으로 정치·언론·문화계 등 친문 세력의 난폭상 또한 조국 일가 못지않게 철저히 조사되어 법적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조국 파동을 계기로 확인된 문 대통령의 불통과 아집 그리고 친문 세력의 비열·난폭·파렴치는 조국 퇴장과 함께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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