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주당 배기선 국회문화관광위원장개혁·통합은 동시에 실행돼야할 가치 … 국민의 참여여부가 중요워크숍 이후 민주당 법통을 계승·발전시키자는 의견이 대세 이뤄인위적 청산은 비현실적 … 분당사태 결코 없을 것국민참여 제도적 보장차원서 신용카드겸용 전자당원증 발급등 구상“신당은 시대의 요청이나 분당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배기선 위원장의 일성이다. 배 위원장은 16일 신당 워크숍에서도 기조발제자로 나서 “민주당의 정통성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실현한다”는 통합신당 원칙을 천명하면서 당내 모든 의원들의 신당 참여를 촉구했다.

배 위원장은 또 “개혁과 통합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잘못”이라며 “개혁파가 비개혁파를 찍어내는 것 같은 식의 인위적 청산은 비현실적이며 잘못된 개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국민참여형 통합신당론을 설파하고 있는 배 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신당론 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비서출신인 배 위원장은 동교동계 신파로 분류되고 있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따라서 신당창당을 둘러싼 신·구주류간 반목이 심화되고 있는 작금의 민주당 상황에 비춰볼 때 배 위원장의 정치력과 조정역할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실에서 배 위원장을 만나 신당론과 관련한 그의 소신 및 신당 청사진을 들어봤다.

-16일 신당 워크숍에서 기조발제한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면.▲개혁신당이냐, 통합신당이냐 논란이 많았지만 결국 중요한 부분인 국민의 의사, 국민의 참여방식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국민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국민들의 폭넓은 동의아래 신당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짜나간다면 신당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본다.

-신당창당 과정에 ‘10만 국민발기인 방식’ 도입을 주장했는데.▲대개 과거의 창당방식은 1,000명 정도 규모로 명망가나 주도세력이 이름을 내건 창당방식이었다. 이는 계파적 결합의 확장 정도로 해석가능하고 또 창당 이후의 추이 또한 그런 측면이 속속 드러났다. 하지만 이번 신당은 뜻을 모으는 단계부터 국민참여를 대대적으로 보장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사회 각계 각층의 다양한 대표성을 모으기 위해 남녀노소, 각 직능, 각 지역의 사회구성비에 비례해서 10만명의 창당 발기인을 모으자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참여당원(진성당원)을 30만, 100만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작년 국민경선 참여자 200만명과 노무현 후보 후원자 20만명 등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신용카드 겸용 전자당원증 발급도 신선한 방법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국민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의 하나로 도입코자하는 것이 바로 전자당원증이다. 기본적으로 I.C칩이 내장된 신용카드에 당원 신분증을 결합한 형태다. 우선 신용카드를 통해 당비납부가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각종 정치행사에 참여해도 체크가 가능하다. 효율성과 투명성이 강화되는 것이다. 또 전자당원증과 더불어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투표도 도입할 예정이다. 예를 들면, 정책사안에 대해 언제 어디서나 당원들이 자기 아이디로 의사표시를 하면 당론이 결정되는 민주적인 방식이 실현될 수 있다.

-신당 창당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법론에서는 통합신당쪽으로 가야한다는 게 위원장의 입장인가.▲내 주장의 핵심은 ‘국민참여형 통합개혁신당’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개혁과 통합은 동시에 실행돼야 한다. 인적청산이나 세대교체 없이 제도적 틀을 바탕으로 민주적 절차와 합의에 따라 신당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선택과 참여다. 자발적인 국민 참여가 신당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통합신당은 ‘도로 민주당’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은데.▲당내의 신당 논의 과정에서 제시된 다양한 개혁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실천한다면 이러한 비판은 불식될 것이라 믿는다.

-신주류 강경파는 ‘헤쳐모여식 신당’을 고수하고 있는데.▲워크숍 이후 이러한 강경 기류는 상당 부분 가라 앉았다. 또 당무회의를 거쳐 헤쳐모여식이 아닌 민주당의 법통과 자산을 계승·발전시키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워크숍에서 이달중 공식적인 신당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의했는데.▲이달말까지 공식적인 신당추진위원회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 정파의 대표성을 지닌 인사들이 두루 참여해 역할 분담을 하면 별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구주류나 광주·전남지역 의원들은 대부분 워크숍에 불참하는 등 집단적으로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신·구 갈등 문제 등 여러 가지 우려사항도 지난 워크숍을 통해 상당부분 해소됐다.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

-한화갑 전대표와 최근 만난적 있나.▲직접 만난 적은 없다.

-신당과 관련한 한 전대표의 입장은 무엇인가.▲민주당의 전통성과 DJ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발전시키고자 하는게 한 전대표의 기본 입장으로 알고 있다. 한 전대표는 또 DJ가 역사에 남는 대통령으로 기록되려면 노무현 대통령도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구주류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신당창당 과정에서 분당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은데.▲분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 솔로몬의 지혜로 분당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친자식의 반을 쪼개 가지자는 어머니보다는 포기하더라도 자식을 살리고자했던 어머니가 진짜 어머니라는 솔로몬의 재판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당 간판뒤에 숨어서 잔류나 고수를 통해 당을 지키고자하는 주장도 결국 당을 붕괴시키는 주장에 다름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당에 대한 사랑과 당을 살리는 지혜를 동시에 살리는 선택이 필요하다.

-향후 전개될 신당창당 방향과 관련한 배 위원장의 입장 및 신당 청사진을 제시한다면.▲앞서도 말했듯이 새로운 신당은 국민적 시대적 요구를 담아내는 정당이어야 한다. 또 정치개혁을 국민이 원하는 수준만큼 실천하면서 국민통합도 이루어낼 수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 따라서 자발적인 국민 참여가 신당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국민참여 50%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신당의 중추세력은 일반국민이 된다. 이 안에서 투명성, 유연성, 민주성, 합리성 등이 담보될 것이다.

-지난달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된 언론관계법과 관련해 ‘상생의 정치’라는 호평과 ‘방송위원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상존하고 있는데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으로서 소회를 피력한다면.▲방송위원 추천 문제는 법정 임기만료일인 2월12일을 넘기고 두달여 논란을 벌여왔다. 민주당은 관행적인 여당의 권한만을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다수당의 지분을 강조했다. 그래서 내가 내놓은 중재안이 바로 위원수를 5:3:1로 하고 상임위원을 3:2로 하는 것이다.

이런 절충안에 타협하지 않았으면 아마 지금도 2기 방송위원회는 구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일부에서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있지만, 그것은 편협한 단견이다. 디지털방송시대, 방송통신융합시대에는 오히려 상임위원수를 늘리는 것이 타당하고, 또 장기 공전되고 있는 방송위를 우선 정상화시키는 것이 일차 목표가 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원칙론은 현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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