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뉴시스]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반성과 성찰을 담은 에세이 '야구는 선동열'를 출간했다.

선 전 감독은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젊은 청년들에게 좌절을 극복한 나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싶었다. 1996년 출간한 에세이 '정면으로 승부한다'는 대필 작가가 쓴 것이고, 이번에는 직접 쓴 책이라 차이가 있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

이어 "후배들에게 항상 했던 말 중에 하나가 '자신과 싸워서 이겨야 남을 이길 수 있다'였다. 그걸 책에 담고 싶어 제목을 '야구는 선동열'로 지었다"며 "모든 사람들이 선동열이라고 하면 야구를 떠올리지 않나. 반대로 생각해서 제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선 전 감독은 "책을 쓰는 것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쓰고 나서 보니 반성과 성찰인 것 같다"며 "좌절과 실패를 겪은 시기를 복기했을 때 늘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이었다. 책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책의 첫 장에는 '나는 국보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있다. 이 제목으로 시작한 1부를 통해 선 전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 진출한 첫 해를 되돌아봤다.

선 전 감독은 "모든 팬들이 내가 엘리트 선수로 순탄하게 야구를 했다고 알고 계신다. 일본 진출 첫 해에 2군도 아닌 3군 교육리그에 갔던 것을 잊을 수 없다. 엄청난 좌절을 느꼈다"며 "이런 부분을 책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국보라는 과분한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첫 해에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나 자신에게 너무 부끄러웠다. 진짜 선동열이라는 사람이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나에게 부끄럽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운동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스스로 국보라고 해주는 야구 팬들에게 부끄럽더라. 그래서 책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안기부의 압력 등으로 두 차례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된 과정에 대해서도 서술한 선 전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사상 첫 국가대표 전임 감독을 역임하며 정립한 리더십에 대해서도 정리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과 성찰을 통한 것이다.

선 전 감독은 "선수와 감독은 무척 다르다. 감독은 수많은 선수들을 관리하고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하고, 책임을 지는 자리다"며 "감독짐을 15년 정도 했는데 참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내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 후회와 반성, 성찰을 담은 선 전 감독은 야구대표팀 감독이던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선발 문제로 국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섰던 내용도 책에 실었다.

선 전 감독은 "내가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마무리 투수로 한국시리즈를 마무리지었을 때 쾌감을 느꼈고, 지도자로 우승했을 때 행복했다"며 "하지만 후회스러운 일도 많다. 지난해 국감장에 선 것도 후회스러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당시 굉장히 괴로웠다는 선 전 감독은 "서서 안 될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받았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야구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더라"며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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