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22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사용하는 서울 성동구 소재 비영리민간단체 '평화이음'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지난 22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사용하는 서울 성동구 소재 비영리민간단체 '평화이음'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담을 넘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침입한 진보 성향 단체를 상대로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한 경찰이 23일부터 압수물 분석에 주력, 본격적인 '배후' 여부 규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오전 10시 25분경부터 오후 5시 50분경까지 약 7시간 25분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회원들이 사무실로 이용하는 성동구 소재 비영리민간단체 '평화이음'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항거하는 대진연 측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압수수색이 지연됐으며, 본격적인 집행은 오전 11시 20분경부터 약 6시간 30분간 이뤄졌다.

이에 대해 대진연은 전날 SNS에 "미국 대사관저 투쟁을 한 학생이 주소지를 이 사무실로 썼다"면서 "100여 명에 가까운 인원이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단체 회원들의 휴대기기 등에 대해 포렌식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관련자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전날 대진연 소속 일부가 구속된 가운데 경찰이 이 사건만으로 압수수색까지 감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따라서 경찰은 대진연의 이번 사건에 '배후'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체포된 피의자 외에도 여타 공범 및 불법 행위를 배후에서 지시한 자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사법 처리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연행된 이들이 묵비권 행사를 이유로 경찰 조사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것 역시 압수수색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흉기와 새로 추정되는 동물 사체, 협박편지가 든 택배를 보내 재판을 받고 있는 같은 단체 소속 유모(35)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고, 유 씨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이 진행되기도 했다.

대진연은 사다리를 타고 미국 대사관저로 들어가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 "분담금 인상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친 대학생들이 속한 단체다.

대진연 소속 대학생 등 19명은 지난 18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주거침입) 등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7명 중 4명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지난 2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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