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자유한국당의 경제정책인 ‘민부론’(民富論) 검토 자료를 더불어민주당 측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부론 팩트체크를 민주당 정책위원회에 넘겼느냐’는 김광림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내부적으로 검토했고 민주당에 그 자료를 참고로 제공했다”고 답변했다.

민부론은 제1야당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발표한 경제정책으로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가구당 연간소득 1억 원, 중산층 비율 70% 달성을 주요 내용으로 삼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자유한국당 민부론 팩트체크’라는 36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공개해 정면 반박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정책위는 “전반적인 팩트는 외면하고 정책은 균형감이 없으며 재탕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와 더불어 민부론이 제시한 과제와 문재인 정부 정책 간 비교를 통해 20개 중 8개 과제가 유사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혁신적 규제개혁을 통한 경제적 자유확대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약화에 대비한 양자 통상체제 강화 ▲인적자본개발과 디지털·스마트 정부 시스템 구축 ▲적재적소의 맞춤형 복지 등이 비슷하다고 봤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 본 질의에 앞서 자료제출과 의사진행 발언 등을 통해 홍 부총리에게 ‘민부론’ 대리 작성 여부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한국당이 발표한 ‘민부론’ 검토자료를 특정 정당(민주당)에 제공한 사실이 있느냐”며 “만일 검토자료를 전자우편 이메일로 송부한 경우 전자우편의 해당 발신 메일 내용 화면까지 캡처한 이미지파일을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한국당에서 민부론 관련해서 지난달 22일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발표됐을 때 그 내용이 무엇인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어느 정도 맞는 것도 있고, 약간 의견을 달리하는 것도 있어서 민부론에 대해 분석한 자료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홍 부총리는 “내부적으로 정책에 참고하기 위한 내부 검토자료이기 때문에 이것을 대외적으로 정식 제공해 드리기는 맞지 않다”고 거리를 뒀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