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주미대사에 임명되면서 의원직을 승계 받은 정은혜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다크웹’(dark web)에서 큰 규모의 아동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하던 한국인 손모씨에게 국내 법원이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는 논란에 대해 “한국의 아동포르노 문제에 대한 이해 부족과 그것으로 인한 부족한 처벌은 반드시 우리 사회가 고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24일 발표한 논평에서 “우리나라가 우리의 ‘아이들이 살기에 좋은 나라’가 될 것인지, 아니면 ‘아동 성범죄자 살기에 좋은 나리가 될 것인지 결정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크웹은 인터넷을 사용하나 접속을 위해서는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는 웹으로, 통상적인 방법으로 접속자나 서버를 확인할 수 없어 사이버 상에서 범죄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이 논란은 아동포르노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elcome to Video) 운영자가 한국인 손모씨(23)로 밝혀지면서 도마에 올랐다. 손모씨는 10대 청소년 또는 영유아 아동이 등장하는 아동음란물을 22만여 건이나 유통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이 충격에 휩싸였다.

정 의원은 “만약 미국과 영국이라면 이미 손 씨의 실명이 공개됐을 것이며, 미국 법무부의 공식 성명에서 그를 포함한 국제 성범죄자들에게 “너희는 숨을 곳이 없다”며 다른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범죄를 일으킨 손 씨의 얼굴과 실명을 거론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해당 사이트 이용자들에게 15년 형, 영국은 22년 형을 선고했다”면서 “하지만 이 다크웹 사이트의 운영자인 손 씨는 한국에서 겨우 18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사이트 이용자 명단에 있던 ‘리처드 그래코프스키’에게 징역 70개월과 보호관찰 10년을 선고했다. 그래코프스키는 이 사이트에서 1회 다운로드와 1회 접속 시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처벌에 대한 온도차는 처벌 근거에서 비롯됐다.

정 의원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아동포르노의 유포와 관람에 대한 처벌 근거로 “잠재적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를 양산할 위험성”으로 삼는다. 다만 서유럽과 미국 법무부 등은 아동포르노의 유포와 관람을 ‘잠재적인 성범죄자 양산’이 아닌 그 자체를 ‘성범죄’로 보고 처벌한다.

정 의원은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합의’라는 것이 존재할 수가 없다”며 “아동 포르노의 피해자인 해당 미성년자는 영구적으로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재활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합의’를 할 수 없는 존재인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온 순간, 피해자는 성적 학대의 기록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지난해 리벤지포르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아직 처벌규정이 미흡하다”며 “20대 국회 임기가 마치기 전에 아동포르노 유포 및 시청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아동 성교육을 강화하는 법안을 제출해 이러한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다크웹 아동포르노 논란은 한국 경찰청과 미국 법무부 등이 지난 16일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이 사이트의 이용자 310명(32개국)을 검거하면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223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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