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세계서 가장존경받는 기업인 32위 뽑혀
삼성 이건희 회장은 1942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의 3남5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났다. 이 회장은 서울사대부고를 거쳐 1965년 일본의 명문 와세다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1966년 9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수료했다. 이 회장은 어린 시절 말수가 적고 생각이 많은 아이로 알려져 있을 뿐 자세한 성장과정이나 성격, 경영스타일, 사생활 등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 일선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1966년 10월 동양방송 입사 때부터. 이후 1968년 주식회사 중앙일보·동양방송 이사와 1978년 삼성물산주식회사 부회장, 1980년 중앙일보 이사를 거쳤다. 1987년 12월 고 이병철 회장에 이어 삼성그룹 회장에 오른 그는 이듬해 제2창업을 선언하고 인간중심·기술중시·자율경영·사회공헌을 경영의 축으로 삼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그룹의 21세기 비전으로 정하는 등 과감한 혁신을 꾀했다.

또한 그는 1993년 위로부터의 적극적인 혁신을 시작, 모든 직원에게 “가족만 빼고는 모든 것을 바꾸라”고 지시하는 등 파격적인 ‘신경영’을 통해 획기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해 나갔다. 최근에는 “탁월한 천재 한명이 천명, 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천재경영론’을 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에서는 지난 1월 ‘2003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50’에 삼성전자를 42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지도자 50’에 이 회장을 32위로 각각 뽑았다. 특히 전자전기 부문만 따로 뽑은 기업순위에서 삼성전자는 미국의 GE, 독일 지멘스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르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건희 회장의 ‘천재론’ 요지
“천재 한명이 10만명 먹여 살린다”“중세엔 평민 10만명이 군주·귀족을 먹여살렸지만21세기는 천재가 기업을, 나아가 나라를 먹여살린다”삼성 이건희 회장은 최근 신경영 2기 선언의 화두로 내세운 ‘천재경영론’에서 보여지듯 인재경영에 대해 남다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 회장은 다른 경영자들에 비해 ‘사람’에 대한 욕심이 특히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말하는 ‘사람’은 바로 단순한 인재가 아닌 바로 ‘천재’를 일컫는 말. 그는 지난 87년 고 이병철 회장 타계 후 당시 재계 수위를 다투던 삼성의 새 수장에 오른 이후 ‘천재’에 기초한 ‘인재경영론’을 누차 강조해 왔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 지난달 초 이 회장이 밝힌 “탁월한 천재 1명이 1,000명, 1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소위 ‘천재경영론’이다. 이는 그동안 이름만 명명되지 않았을 뿐 이 회장의 경영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인재경영 철학과 관련된 어록을 정리, ‘삼성 인재관’이란 제목의 책자를 발간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 회장의 인재관련 발언 내용들을 발췌, 이를 인재경영의 지표로 활용하겠다는 게 삼성측의 계획이다. 사내 교육용으로 한정돼 발간될 이 책자는 그룹 내 인사 관계자들이 공유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주지시키는 것은 물론 직원 신규 채용시 중요한 잣대로 활용될 것이라고 삼성측은 설명한다.

이 책자는 크게 ▲이 회장의 인재관 ▲핵심 인재의 중요성 ▲인재경영 실천을 위한 전략과제 등으로 구성되며 각 단락에는 그동안 이 회장이 강조했던 말들이 중심을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그동안의 인재경영과 관련된 어록을 정리해 봤다. 이 내용들은 앞으로 삼성의 인재경영의 모델을 제시하게 될 ‘삼성 인재관’에 수록될 예정이다. ▲“어느 관계사가 일본 본사에 기술자를 구해달라고 했다는데 절대로 안된다. 자기 장가가는 데 색시를 남보고 구해달라는 것과 같다. 직접 사장이 나서 필요한 분야의 기술자를 구해야 한다.”=87년 12월 7일 사내회의에서 인재확보를 위해 임원이 직접 나설 것을 지시하며.▲“우수한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서는 소용없다. 연구개발 생산 판매 구매 등 분야별로 우수한 사람이 뽑혀야 한다.”=93년 6월 30일 런던회의에서 인재확충을 위해 전력을 쏟을 것을 강조하며.▲“이제는 인재 채용에 있어서도 양이 아니고 질이다. 상위 5% 이내 우수 인재 한명을 채용하는 것이 그 아래 수준의 인재 10명을 채용하는 것보다 낫다. 중간치의 평범한 사람은 별 소용이 없다.”=95년 3월 8일 도쿄회의에서 인재에도 품격이 있으며 고품격의 인재확보에 중점을 둘 것을 지시하며.

▲“200∼300년 전에는 10만∼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지만 21세기는 탁월한 한명의 천재가 10만∼20만명의 직원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쟁의 시대, 지적 창조력의 시대다.”=2002년 6월 5일 용인연수원 창조관에서 열린 ‘인재 전략 사장단 워크숍’에서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역설하며.▲“앞으로 나부터 경영업무의 50% 이상을 핵심인력 확보 및 양성에 쏟겠다. 사장단의 인사평가 점수를 100점으로 했을 때 40점은 핵심인력을 얼마나 확보했느냐, 또 얼마나 양성했느냐에 둘 것이다.”=2002년 11월 5일 인재전략 사장단 워크숍에서 인재육성 여부를 통해 인사고과를 평가하겠다며.▲“인재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2003년 6월 5일 사장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천재는 일찍부터 발굴하고 확보해야 한다며.▲“일본은 ‘잠자는 사자’이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생산력을 지닌 국가’다. 이런 나라들과 경쟁하려면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뛰어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2003년 6월 24일 일간지 인터뷰에서.▲“21세기는 탁월한 한명의 천재가 천명, 만명을 먹여살리는 인재경영의 시대, 지적 창조력의 시대다”=2003년 6월 5일 인재전략 사장단 워크숍에서.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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