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와 故 노신영 전 총리 [뉴시스]
이낙연 총리와 故 노신영 전 총리 [뉴시스]

 

‘격동의 80년대’에 활약하며 대한민국의 외교와 안보사에 큰 족적을 남겼던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영면에 들었다.

지난 21일 노 전 총리는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3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난 그는 19세 나이에 혼자 남쪽으로 내려왔다. 혈혈단신으로 고학을 거듭한 끝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사실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 전 총리는 1953년 제4회 고등고시에 합격, 1955년부터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0년 외무부 장관에 발탁됐고, 국가안전기획부장과 국무총리 등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노 전 총리는 제5공화국의 내각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그를 크게 신임한 전두환은 한때 자신의 후계자로 노 전 총리를 내정하기도 했지만 군 출신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노 전 총리는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한 뒤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32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총 2년 3개월간 총리직을 수행하며 이명박 정부의 김황식 국무총리가 2년 4개월을 수행하기 전까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보유했다.

노 전 총리는 이후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 고문을 지냈다. 지난 1994년부터 2012년까지는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노 전 총리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멘토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70년 초대 주인도대사로 발령 받자 반 총장을 서기관으로 대동했다.

방글라데시와의 수교 당시에도 반 전 총장을 데려갔고, 1985년 총리로 취임한 뒤에는 반 전 총장을 초의전비서관에 임명했다.

서울대 법대 동기생이었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2009년 4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노 전 총리는 故 김 여사와의 슬하에 3남 2녀를 뒀다.

노 전 총리의 장지는 대전현충원이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노 전 총리의 부고가 전해진 뒤 빈소를 두 차례나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부친 신격호 명예회장 당시부터 깊은 인연을 맺은 노 전 총리를 각별히 모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