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표창원(53)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오랜 고민과 가족회의 끝에 총선 불출마 결정을 했다”며 다음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대표 출마 당시부터 불출마 뜻을 밝힌 이해찬 대표와 이철희(비례대표) 의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대표를 제외하면 지역구 의원으로는 표 의원이 처음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표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며 “사상 최저라고 알려진 법안 처리율, 20여 회의 보이콧, 패스트트랙 처리를 둘러싼 폭력과 회의 방해 사태, 막말과 무례와 비방과 억지와 독설들... 여야 각자 이유와 명분은 있겠지만 국민 앞에 내놓을 변명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대 국회 구성원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한다. 저는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의 방식으로 참회하겠다”며 “반성 및 책임과는 별도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20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정상적인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의 처리를 위해 뜻을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표 의원은 “정치를 시작하면서 ‘초심을 잃게 되면 쫓아내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아울러 ‘초심을 잃게 된다면 쫓겨나기 전에 제가 스스로 그만둘 것’이라는 약속도 드렸다”며 “정치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다짐과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정의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다는 초심이 흔들리고 위배된 것은 아닌가 고민하고 갈등하며 보낸 불면의 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상대 정파가 아닌 중립적 시민 혹은 저를 지지했던 시민에게서조차 ‘실망했다’라는 말을 듣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하나하나 시비를 가리는 것보다는 4년의 임기를 끝으로 불출마함으로써 그 총체적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입후보하지는 않지만 민주당 용인 정 지역위원장으로서 다음 총선 승리를 위해 제가 할 역할, 최선을 다 하고 물러나겠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 국민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 우리 모두의 꿈을 위해 다음 총선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불출마를 통한 제 반성과 참회와 내려놓음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표 의원은 “제20대 국회 임기는 다음해 5월 말까지다.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제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찰개혁·경찰개혁·사법개혁·정치개혁 등의 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에서 두 분에 대해 만류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며 “진심은 알겠고 인간적 고뇌에 대해선 동료의원으로서 충분히 공감하지만 정치개혁과 정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분들이기 때문에 당에서 좀 더 설득하고 만류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출마 철회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하게 확인해 드린다”며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 이해 부탁드린다. 국회의원 등 공직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자리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적어 불출마 의사를 번복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표 의원은 포항 출신으로 경찰대학을 졸업한 후 제주도 전경 소대장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경찰 퇴직 후 프로파일러 등으로 활동하다 지난 2015년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대표 시절 인재영입 1호로 입당했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용인 정 선거구에 당선됐다. 경찰 출신 국회의원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 법안 등에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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