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릴 제8차 이산가족 상봉때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친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우중 전회장 형제가 상봉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 17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개한 북측의 8차 이산가족 후보 200명중에 포함된 김씨가 찾는 아버지와 형제의 이름과 나이, 본적지 등이 김 전회장 주변의 인적사항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자신의 본적지를 제주도 제주군 애월읍 하귀리로 적시하면서 아버지 김용하(103), 어머니 김평아(102), 형 대중(82), 동생 관중(72), 덕중(70), 성중(65), 영숙(여, 64)씨와 만나기를 희망했다.

어머니 김씨는 가족과 헤어질 당시 서울여자의과대학 병원 의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회장의 아버지 김용하씨는 1949년 제4대 제주도지사를 지냈고 그 이듬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으며 6·25 전쟁 와중에 납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우중 일가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김우중 전회장은 현재 대우그룹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 인해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한 처지여서 국내 입국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 김 전회장은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요양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간간이 베트남 등 해외에 얼굴을 내미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도 김 전회장은 베트남을 방문하기도 했다.

재계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월 15일 김 전회장은 베트남에 입국해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이틀간 머물다 독일로 돌아가 프랑크푸르트 인근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전회장의 측근의 말을 인용, 김 전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평소 친분있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김 전회장은 심장계통 질환을 앓고 있는 등 투병 중에 있다. 귀국과 관련, 김 전회장은 올초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사태 이후 김대중(金大中) 전대통령이 출국을 권유했다’고 밝혀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전회장의 입은 대우그룹의 비자금 사건의 열쇠이며, 그의 발언에 따라 사회적 파문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김 전회장은 또 귀국하게 되면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입국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을 고집하던 김 전회장은 지난해 말에도 대통령선거 이전에 귀국하는 방안을 놓고 검찰 측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적 희생양이 될 공산이 크다는 주변의 만류로 귀국을 미뤄왔다. 그런 김 전회장이 북에 있는 친형의 부름에 화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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