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파문 불구 많은 분들이 인터넷통해 희망의 메시지 보내와컴백무대 무척 긴장 … 새 앨범선 내가 좋아하는 발라드 비중 높여그동안 믿음주었던 가족에게 자랑스런 딸로 남고파앨범 준비하면서 또 컴백 후 살인적인 스케줄을 좇다보니 눈 마주치는 사람 족족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는 얘기를 인사로 건넨다. 모든 무대를 라이브로 소화해 내고 있어 당장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목 상태도 위험하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선‘행복한 고생’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너무나 큰 일을 겪어서 일까? “노래를 할 수 있는데 고생이 고생이겠냐”는 그녀에게 “그렇게 혹독하게 뛰고 있는 것은 강한 의지의 표출이겠다”고 기자의 생각을 전해주었다. “하하하~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얼굴 하나 가득 미소를 머금은 그 특유의 표정과 시원시원한 웃음소리가 참으로 좋다. 지난 2000년 ‘비디오 파문’ 후 정말 원하지 않았지만 활동을 접어야 했고, 이내 재기하는가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그동안 한없이 움츠려보기도 했을 것이며,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몸부림도 쳐봤을 것이다.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그야말로 반듯하게 일어섰다. 슬픔은 묻고 예전의 호탕한 웃음을 찾은 백지영을 지난 17일 만났다. 첫 얘기는 자연스럽게 ‘난타쇼’로 화제를 뿌렸던 컴백 첫 무대였다.

“가슴 졸인들 무엇하리… 하늘에 맡길 뿐”
-무대가 정말 화려했고 역동적이었다. 보는 사람도 보는 사람이지만 무엇보다도 본인의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많이 긴장했었다는 얘기도 들리던데…▲나무토막이 아닌 이상 어떻게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무대에 오르기 전, 1집때부터 계속 같이 일해온 영주 언니(안무가 홍영주씨)의 댄서들이 나보고 “떨지 말아요”라고 하면서 자신들도 바들 바들 떨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고맙고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여기서 흐트러지면 안 되겠구나 싶어 애써 담담한척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나니 안정이 좀 됐다. 어쨌거나 주위의 사랑스러운 스태프들 덕분에 무사히 공연을 마친 것 같아 다행스럽다.

-4집 활동을 시작하며 어느 가수보다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며,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 등도 엄청난 강행군이었다고 들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고단했을 텐데, 정녕 ‘행복한 고생’이라는 게 솔직한 심정인가. ▲3집을 내고도 몇번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일 게다. 하지만 불안해하고 조바심 낸다고 한들 무엇하겠는가. 그냥 하늘에 맡길 뿐이었다. 그리고 상민 오빠, 혜영 언니 등 그야말로 가족 같은 사람들과 너무나 편하게 앨범 작업을 하면서 심리적인 불안감은 점점 수그러들었다. 고생, 글쎄… 정말 행복한 고생들뿐이어서 힘들었다는 말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

-이번 음반의 분위기가 과거와는 조금 다르다. ▲그간 욕심을 가지고 있었던 발라드의 비중이 커져 기분이 좋다. 사실 이번 앨범을 들은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너무 무거워졌다거나 너무 슬픈게 아니냐는 얘기들도 많이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러한 느낌이 반갑다고 해야 하나. (그녀는 이번 앨범에 대한 애착을 여실히 드러냈다. “비슷한 스타일의 가수들이 많은 시기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라이브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절실했다”며 톱가수다운 면모도 보였다. 라틴댄스 풍이긴 하지만 “내가 너를 몰랐었던 그 처음에 미소는 돌려줘~” 등 애잔한 노랫말로 감성을 자극하는 타이틀곡 ‘미소’를 비롯해 직접 가사를 쓴 ‘사랑해서 그랬죠’, 래퍼 허인창의 눈으로 본 백지영의 모습을 그린 ‘Bird-기자회견장’ 등 총 14곡을 담은 4집 앨범은 룰라 출신의 이상민이 프로듀스를 맡았다. 자연스럽게 이혜영이 그녀의 스타일리스트로 활약했다.)

-최근 객석에서 열광하는 팬들을 보며 ‘과거의 인기가 다시 재현되는가보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활동을 시작한지 이제 2주밖에 되지 않아서 그에 대한 결과나 반응을 느낄 정도는 못된다. 과거의 인기나 뭐 이런 건 솔직히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내가 무대에 올랐을 때, 다른 가수의 팬들까지 한목소리로 응원해주는 것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을 뿐이다.

차마 말씀은 안 하시지만 변함없이 날 믿어준 부모님
-컴백에 성공하고 이렇게 다시 일어서기까지 가장 크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다면?▲너무나 많은 이름들이 떠오른다. 우선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은 우리 부모님과 형제들의 믿음과 사랑은 정말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선물이자 내 삶의 원천이었다. 그 외에도 사랑하는 동료들, 또 힘든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위로의 메시지들을 건네준 루즈(팬클럽)친구들, 그리고 팬클럽이 아닐지라도 소리 없이 얼굴 없이 인터넷을 통해 희망의 목소리를 전해준 많은 분들에 대한 고마움은 평생이 가도 갚지 못할 만큼이다. 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위해 해준 기도덕분에 내가 지금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 잊지 않고 살 것이다.

-누구보다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요즘 모습을 보며 기뻐하실 것 같다. ▲우리 가족들이 원래 말수가 참 적다. 이렇다 저렇다 내색을 안 하는 편인데, 그래도 엄마를 보면 한숨 돌리신 것 같다는 혹은 좋아하고 계시다는 느낌이 든다.

-그간 많은 봉사활동을 해왔다. 이제 너무 바빠져서 과거처럼 활동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아쉬움도 클 것 같다. ▲봉사라 생각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서 솔직히 칭찬의 말들 앞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 미혼모영아임시보호소가 계속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 작업 이후 정말 한번도 가보지 못해서 너무나 죄송스럽다. 내가 못 가본 사이, 벌써 몇명이나 위탁을 가고 몇명이나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왔을까. 그 조그만 아이들이 계속 눈에 밟힌다. 앞으로 최대한 빨리 보호소를 찾아가더라도 나를 알아보고 방글거리며 웃는 아이들이 별로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섭섭해지기까지 한다. 부지런히 일하고 짬짬이 아이들에게 가봐야겠다고 지금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아이를 워낙에 좋아해 미혼모영아임시보호소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 벌써 3년째다. 그녀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아기들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사랑의전화 복지재단, 소년소녀 가장돕기 홍보대사,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 홍보대사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얼마전 미혼모 돕기에 써달라며 광고 출연료로 받은 5천만원 상당의 의류를 자선 바자회에 내놓기도 했다. 소속사 측은 백지영의 4집 음반 수익금 중 일부도 공익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소주한잔 못해본 친구, 현호와 열애설은 정말 황당
-이제 또래에 맞는 질문을 좀 해보자. 미혼인 연예인의 이성관계는 항상 호기심의 대상이다. ▲남자 친구가 있는지 묻고 싶은 것이지 않나? 지금은 만나고 있는 사람이 없다.

-연인 관계로 알려졌던 모델 조동혁씨와의 사이를 얘기해 줄 수 있나.▲동혁이와는 작년 5월에 헤어졌다. 하지만 지금도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물론 헤어지자마자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긴 힘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동혁이는 원래 나에게 친구같은 존재였던것 같다. 연인으로 친구로 그리고 때로는 가족에 버금가는 믿음으로 늘 나의 곁에 있어준 사람이라서 그런지 헤어졌다고 아예 안 보게 되지는 않더라. 좋은 친구로 오래 오래 잘 지내길 바라고 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미모가 받쳐줘서 그런가? 활동을 안 하던 기간임에도 열애설이 또 있었다. ‘백지영 핸드볼 스타 최현호와 열애’라는 내용을 본 것 같다. ▲핸드볼 선수인 현호는 내 팬클럽 회원으로 처음 알게됐다. 팬클럽 아이들과 함께 채팅을 하듯 현호와도 그랬다. “동갑내기 친구라면서 얼굴보고 소주 한잔도 안 해 본 것이 말이 되느냐”며 서로 너스레를 떨기도 여러번했다. 그렇지만 한번도 직접 만나본 적이 없다. 물론 열애설이 난 것은 황당하지만 그로 인해 친구들과 멀어진다면 나만 손해가 아니겠는가. 오랜만에 좋은 친구 하나 생겼는데… 열애설 기사가 나간 후 내가 먼저 이-메일을 보냈다. 친구를 잃고 싶진 않았으니까. 서로 본의가 아니었다는 걸 알고 난 후에는 아직도 좋은 친구로 지낸다. 아니 더 좋은 친구가 된 것 같다. 조만간 한가해지면 얼굴 한번 꼭 보고싶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함께 뭔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으로 인터뷰를 정리해 주었으면 좋겠다.▲콘서트에 욕심이 나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짜여진 것은 없다.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연말이나 내년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은 기존의 스케줄대로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이른 감은 있지만 5집에 대해 천천히 구상중이다. 아무쪼록 모든 것이 성공적이길 바란다. 돈벌이나 명성 뭐 이런 것을 원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이번 활동이 그동안 나에게 희망을 주고 믿음을 주었던 가족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자랑스런 딸로, 친구로 남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방법은 진정으로 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것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다시 돌아와서 기뻐요”
백지영 홈페이지에 축하 메시지 줄이어“참 많이 기다렸어요”, “다시 돌아와서 너무 기뻐요”, “굴하지 않는 언니의 모습, 열심히 배워나가겠어요”, “웃는 모습 너무나 좋네요.”요즘 백지영의 홈페이지(www. baekjiyoung.com)에는 응원의 메시지가 하루에도 수십건 씩 줄을 잇고 있다. 오래전부터 팬이었다며 그녀의 컴백을 반기는 글에서부터 당당하게 재기한 모습을 보며 최근에 팬이 됐다는 내용도 상당수다. “예전처럼 밝고 솔직한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메시지나 “너무 예뻐졌다”는 칭찬도 눈에 띈다. 특히 백지영에게 축하,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팬들 중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확연하게 많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연령 층도 10대 여고생에서부터 가정주부까지 매우 다양하다.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데뷔 초부터 여성팬들의 호응까지 크게 얻어왔다는 것을 다시 실감케 한다.백지영은 “다시 무대에 서기 전부터 인터넷에 들어와 팬들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들으며 용기를 얻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강타, 이지훈, 신혜성, 최정원, 은지원, 슈가, 샤크라 등 동료·선후배 연예인들이 전하는 컴백 축하 메시지도 동영상으로 제작돼 백지영의 홈페이지에 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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