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유튜버 구하기 나선 한국당, “제한 기준 의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박성중, 윤상직, 김세연 의원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튜브 노란딱지, 무엇이 문제인가’ 전문가 간담회에서 보수 유튜버에 노란딱지를 붙이는 유튜브와 구글에 경고하는 의미로 노란딱지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박성중, 윤상직, 김세연 의원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튜브 노란딱지, 무엇이 문제인가’ 전문가 간담회에서 보수 유튜버에 노란딱지를 붙이는 유튜브와 구글에 경고하는 의미로 노란딱지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유튜브에서 이른바 노란딱지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는 정책에 따라 유해한 동영상을 노란 달러 표시로 구별하고 있는데, 이 표시가 노란딱지라 불리고 있다. 노란딱지가 붙은 게시물에는 광고가 제한되거나 배제된다. 유튜브 측은 부적절한 언어, 성인용 콘텐츠, 폭력,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 등에 노란딱지를 부여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보수 측에서는 유튜브 광고 제한 정책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또 친정부 네티즌들이 보수 유튜버를 겨냥해서 신고하는 캠페인이 이어진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노란딱지, 20178월 도입···광고 제한배제로 수익 급감

흰색 화면만 나와도 붙나···이의제기다 복구되는 것 아냐

노란딱지는 유튜브 AI가 영상을 검토하고 광고 제한을 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노란딱지가 붙어도 영상은 삭제되지 않는다. 다만 광고가 제한되거나 배제돼 수익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 20178월에 도입됐다.

노란딱지가 붙으면 해당 유튜버는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데 이미 수익을 낼 타이밍을 놓치거나 광고가 복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국정감사서도 화두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노란딱지는 이슈가 됐다. 지난달 4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노란딱지가 편향적으로 보수 유튜버에게만 붙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리적 검토를 거친 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영상물, 흰색 화면에 아무런 내용이 없는 영상물 등에도 노란딱지가 붙은 사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구독자 수 상위 35위 보수 유튜버를 상대로 노란딱지 발급 현황 등을 조사한 결과, 답신을 보내온 13곳 모두 자신의 영상물에 붙은 노란딱지 발부 사유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4, 누적 500여 개의 게시물을 올린 A채널의 경우 지난달 10일부터 모든 게시물에 노란딱지 붙고 있지만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구독자 수 20만 명이 넘는 B채널의 경우 608개 게시물 중 38%가량인 231건에 노란딱지가 붙어 광고 제한으로 600만 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C채널은 지난 8월 이후 43건 중 65% 가량인 28건의 게시물에 노란딱지가 붙어 1000만 원 이상의 피해가 났다고 추정했다.

노란딱지는 비공개 상태로 올려진 게시물에도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D채널은 아무 내용 없이 흰색 배경만 나오는 영상에도 노란딱지가 붙었다. 시청자 관심도가 몰리는 초기에 노란딱지를 붙이고 관심도가 떨어지는 2~3일 후 해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윤 의원실이 한 보수 유튜버와 함께 흰색 배경만 나오는 테스트 화면을 만들어 올리는 실험을 했더니 바로 노란딱지가 붙었고 1분 뒤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현재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유튜브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노란딱지를 이용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4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보수 성향 유튜버 고성국 TV’의 고성국 씨는 최근 방송에서 방송 10개 중 7개의 광고가 제한됐다. 유튜브의 광고 수익으로 방송 경비를 충당하는데 3분의 2가 삭감됐다면서 유튜브 측에 근거가 뭔지 설명해 달라 요청했지만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정치적으로 탄압하기 위해 보수 유튜버에 노란딱지를 붙이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 보수 성향의 유튜버는 일요서울에 보수에 노란 딱지가 계속 붙는 것은 친정부 성향의 누리꾼들이 모여 실시간으로 영상을 신고하거나, 유튜브 측에서 정부의 눈치를 보고 광고 제한을 거는 것 같다면서 노란딱지인지 노린딱지인지 모르겠다. 아주 악의적이고 의도적이다. 국민들의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유튜브 측은 명확한 자료를 가지고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튜브 측

광고주 뜻 반영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달 24유튜브 노란딱지, 무엇이 문제인가긴급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정부 입장에서 보면 가장 미운 대상이 우파 유튜버라고 본다. 유튜버 뉴스를 모두 가짜뉴스라고 매도하면서 민주당에서 허위 정보 조작특위를 만들며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여의치 않았는데 구글의 노란딱지가 우리 우파 유튜버를 위축하게 한다. 인위적인 무엇이 개입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기준의 모호성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파 유튜버들 사이에 이들도 이미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면서 구글이 합리적인 정책을 통해 우파 유튜버들이 불의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의도를 갖고 우파 유튜버를 공격하는 세력에 대한 차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당은 노란딱지 대응책을 모색하고 유튜브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보수 유튜버만 노란딱지를 받는 게 아니라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진보 진영 내용, 10~20대 타깃 콘텐츠, 애견, 먹방 등의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도 똑같이 노란딱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측이 광고 제한을 과하게 걸고 있을 뿐 진영논리를 내세울 때가 아닌 다 같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튜브 측은 어떤 식으로 해명하고 있을까. 지난달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노란색 아이콘이 붙게 되면 광고가 제한적으로 게시되거나, 아예 게시 안 되는 동영상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유튜버들을 위해 이의 제기 프로세스를 마련해두고 있다. 이건 자동 프로세스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는 일반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시작됐다. 유튜브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면서 점차 성장했고, 인기가 많아지면서 유저 못지않게 광고주의 목소리도 나오게 됐다. 브랜드 가치와 일맥상통한 곳에 광고를 게재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광고주의 뜻 때문에 노란딱지가 제한적으로 붙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글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뿐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했기에 유튜브가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국내외 사업자의 콘텐츠 삭제율을 어떤 기준으로 비교했는지 모르겠지만, 유튜브는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삭제할 때 굉장히 주의하고 있다면서 가이드라인과 같은 자구책을 마련해 플랫폼 내에서 옳지 않은 콘텐츠를 삭제하면서 유저와 광고주에게 안전한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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