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홍보 부담 vs 독자브랜드 평가받기 전략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남양유업의 일식코스요리 전문점 ‘철화(鐵花)’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개점 이후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손님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철화'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자사가 진행하는 외식사업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라 주목받는다. 

 개점 이후 입소문 타고 인기몰이...남양, 외식사업에도 두각 나타내기도
 남양유업 부정적 의견 여전히 많아...대리점협의회 구성 등 자성 나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강남구 본사 인근 건물에 일식당 ‘철화(鐵花)’를 개점했다.

이곳은 일식 코스요리 전문점으로 일식 코스요리를 뜻하는 ‘오마카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셰프가 주철에서 한우와 조개구이 등을 직접 구워 선보인다.  SNS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나 외국인, 부유층이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진다.

남양유업의 일식당 개업은 사업 다각화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남양유업은 2014년 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을 시작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 철판요리 외식점 ‘철그릴’등 외식 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남양유업 외식사업부가 맡고 있으며, 모두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또한 우유 소비량이 감소 추세인데다 올해들어 남양유업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해 신시장 개척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닐슨의 국내 우유 시장 2018년 7월~2019년 6월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점유율은 지난 3월 13.8%에서 4월 12.5%로 1.3%p 하락했다. 남양유업은 전체 매출 중 우유류의 비중이 50%를 넘는다.

남양유업의 매출액은 2016년 1조2391억에서 2017년 1조1669억 원으로 5.8% 감소하더니, 2018년에는 1조797억 원으로 전년대비 7.5% 줄면서 낙폭을 키웠다. 당기순이익도 추락 중이다. 2016년 당기순이익은 47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0억 원으로 2년만에 24분의1 토막으로 추락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이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에 나서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일부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갑질’논란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각인돼 있다 보니 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노마케팅’ 전략을 사용한 것 아니겠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한 앞서 진행한 '백미당'이 남양유업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어 이를 반면교사 삼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앞서 한 신문은 백미당이 남양유업의 브랜드로 알려진 직후 사먹지 않겠다는 SNS글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바 있다. 이 신문은 네티즌(아이디 wh****)은 트위터에 “충격(적이다). 백미당이 남양유업 거였다. 꼭꼭 잘도 숨겼네”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고 또 다른 네티즌(트위터 아이디 pla****)은 “백미당은 남양거라서 불매”라고 반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잊을만 하는 불거지는 남양유업 불편한 소식들도 부담이었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에도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남양유업의 ‘대리점 밀어내기’, 장부조작, 보복 갑질 횡포 등을 언급하며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추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3년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며 ‘밀어내기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 과징금, 검찰 고발 등의 제재를 받았지만, 남양유업의 갑질은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리기만 하고 ‘을’들을 방치한 공백의 시간 동안 장부조작과 같은 있을 수 없는 갑질이 횡행했던 것”이라며 “남양유업 갑질 피해자들을 오랜 시간 지원한 변호사의 말마따나 환자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의사가 나간 상황과 다를 게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추 의원은 공정위가 남양유업의 ‘갑질’을 제어하지 못한 사이 용기를 내 불공정 행위를 고발하고 갑질 횡포를 알린 피해 점주들에 대해 남양유업이 ‘리벤지(보복) 갑질’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논란이 불거지자 해명자료를 통해 추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는 항의서를 통해 추 의원의 기자회견장에 나와 '허위 갑질'을 지적한 대리점주들이 보상수령금에 앙심을 품어 날조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양유업측은 당시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해 "‘기업명 가리기 전략’, ‘신규 사업에 남양을 가리는 전략’ 등의 내용으로 회사명을 고의로 감춘다는 내용을 보도하였으나, 사실 확인 결과 자체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평가받기 위한 독자적인 브랜드마케팅 전략으로써, ‘남양유업 로고가리기’ 관련 의혹 일체는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철화도 마찬가지 입장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갑질 오명, 언제쯤 해소될까?

한편 남양유업은 현재 실추한 이미지 쇄신과 산적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맛있는우유 GT', ’불가리스’ 등 기존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고, ‘어떻게 치즈를 마시니’, ‘야채채움’ 등을 출시하는 등 각종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대리점주로 구성된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이하 전대협)를 구성해 상생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남양유업 대표이사 및 영업 실무진을 비롯해 전국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리점주들과 전국대리점협의회 등 총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대리점 복지, 영업지원 개선에 대한 건의 사항을 수렴하고 최근 불거진 대리점 갑질 루머로 인한 불매운동 피해와 영업 고충 등에 대해 열띤 토론과 주문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지난 6년 동안 묵묵히 상생협약을 지켜오며, 함께 위기를 극복해온 대리점들과 임직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송구스런 마음”이라 전하면서 “회사는 남양유업 종사자분들과 그 가족들이 더 이상 상처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허위 사실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불매 이유가 대부분 가짜뉴스에서 비롯됐다.사실이 아닌 것들이 투명하게 밝혀지고, 진정성 있는 상생 노력을 통해, 고객 신뢰와 사랑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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