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정신 재정립, 통합과 화합 약속 안 지켜 탈당”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임기 절반을 지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조국 사태가 결정타이긴 하지만 오래전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어느 것 하나 ‘잘한다’고 칭찬할 만한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사람들 중 일부가 등을 돌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요서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올 초 지지의사를 철회 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를 통해 문제를 진단해 봤다.

 

“연동형비례대표제, 양복 자켓 입고 한복 아랫도리 입는 꼴”

“자유한국당은 자기 골대에 가서 자살골 넣고 있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 잘 지냈다. 반갑다. 지난 1월에 민주당을 탈당했다. SNS상에서만 탈당한다고 하고 나왔다. 일찌감치 탈당을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나마 민주당에 몸담았던 걸 죄송하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 더불어민주당에 들어간 걸 후회하나.

▲ 후회는 당연히 한다. 저같이 생각하는 중도보수층이 정말 많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찍었던 사람들 중 후회하는 사람이 정말 많을 것이다.

- 탈당의 결정적인 이유는.

▲ 아버님에 대한 재평가를 해 달라. 민주당에 DJ 정신, 노무현 정신밖에 없는데 솔직히 말해서 민주화를 이루어 낸 데 있어서는 아버님을 빼놓고 얘기가 안 되지 않느냐. 3당 합당에 대해서 야합이니 이런 소리하지 말고 YS정신을 새롭게 재정립해라.

전임자가 국정 농단 문제로 탄압도 되고 했으니 이제야말로 국민 통합을 먼저 실천해 나가는 그런 대통령이 돼야 한다. 아버님의 유지도 통합과 화합이었다. 그리고 당신도 취임사에서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나. 우리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그 약속 반드시 지켜 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두 가지 중 하나도 실천한 게 없다. 임기 초반서부터 아예 무시하고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를 부탁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는데.

▲ 노무현 전 대통령 그 당시 변호사죠. 부산에서 인권변호사 하고 있을 때 김광일 실장이 노무현 변호사를 스카웃해서 1988년도에 총선에 나왔다.

(그런데) 노무현 변호사 대신에 사실은 문재인 변호사가 먼저 스카웃 될뻔 했다. 그걸 그 당시 문재인 대표한테 처음 들었다.

문재인 변호사는 당연히 자기는 정치에 아무런 뜻이 없으니까 나갈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 노무현 변호사도 사양할 때고. 그렇다 보니 문재인 변호사가 얼떨결에 김광일 변호사를 따라 서울에 먼저 올라왔다.

올라와서 아버님을 먼저 만났다. 아버님은 그 과정을 잘 모르시고 무조건 ‘문 변호사 우리랑 같이 일합시다’ 그러니까 문 변호사는 ‘저는 정치 안 합니다. 무조건 노무현 변호사를 잡으십시오. 제가 돕겠습니다’ 그러고 내려갔다. 그러고 나서 노무현 변호사를 영입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뉴시스]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 [뉴시스]

 

- 현재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과 연동형비례대표제 등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 과거 4당 체제하에서 아무것도 안 됐다. 지금 현 정권이 연동형비례대표제 한다고 난리다. 검찰개혁하고.

나는 우선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1988년 4당 체제도 못 견뎌서 3당 합당이 이뤄졌는데 지금 권력구조는 대통령 제왕적인 중심제를 갖고 있으면서 선거법은 다당제로 바꾸겠다는 거지 않나. 이건 양복 자켓 입고 한복 아랫도리 입는 꼴이다.

집권당이 결과적으로 소수당들의 약점을 잡고 야합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과거에 유신정권에서 유정회(유신정우회) 만들고 어용정당 데리고 같이 정치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

소수정당한테 안 된 얘기지만 자신들은 살기 위해 그런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라정치를 지금보다 최악으로 끌고 가겠다는 거다.

절대 될 수가 없다. 결국 총선 끝나고 난 다음에 여권 성향에 있는 소수정당들, 거기다 의석 좀 나눠주고 민주당이나 한국당 의석은 조금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그 사람들한테 의석을 주겠다는 건 바꿔 얘기하면 그게 개혁인가? 어차피 그 사람들하고 또다시 연합이나 연정을 통해 손쉽게 나갈 수 있다. 그건 개혁이 아니다. 절대 개혁이 아니다.

실질적인 개혁을 하자면 권력구조부터 바꿔라. 바꾸고 시작해라. 아니면 권력 구조를 대통령중심제로 그대로 가져가려면 소선거구제 문제점을 지적해서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든지(해야 한다.) 현재 진행하고자 하는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어불성설이다.

- 제1야당으로서 제 역할 못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면.

▲ 자유한국당은 진정한 보수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당이라고 절대 얘기할 수가 없다.

어쨌든 현재의 정권이 실정을 많이 해서 지지율도 많이 내려갔고 그래서 격차도 많이 줄어들고 하는 거까지는 좋았는데⋯ 아시다시피 이 정권이 실정하는 일이, 잘못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헛발질 하는 게 얼마나 많나.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자기 골대에 가서 자살골을 넣고 있다. 정권이 실정하는 만큼 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도 기가 막혔는데. 이번에 한국당에서 이상한 애니메이션을 하나 만들었다. 무슨 의도로 만들었나 싶을 정도다. 표창장으로 상도 주고 공천가산점까지 얘기 나오는데 너무 가관이다. 공당으로서 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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