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어떻게든 긁어 모은 명단이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12회가 지난달 31일 목요일 공개됐다. 이날 주요 토론 아이템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에 영입된 인재들이었다. 이와 함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세 사람의 만남 배경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수도권 선거 뚫을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

유재일 “양정철·김경수·이재명 만남, 대깨문 멘붕 올 거다“

 

‘주간 박종진’ 112회에는 박종진 앵커와 함께 고정 패널인 이준석 바른미래당 전 최고위원과 유재일 정치평론가가 출연했다. 조대원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은 빙모상으로 불참했다.

 

‘반문·적폐 코드’

이진숙·김성원·백경훈 등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1일 경제전문가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와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청년단체인 청사진 백경훈 대표를 포함해 총 8명을 ‘1호 인재’로 영입했다. 내년 총선을 위한 황교안 대표 취임 후 첫 영입으로 경제와 탈원전, 여성 분야 전문가와 언론인, 청년 리더 등 고루 섞여 있지만 ‘반문(반문재인)’ 성향이 강하다.

황 대표가 1차 영입 대상 인재에서 가장 역점을 둔 경제 분야에서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와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영입됐다.

윤 교수는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금융연구원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예금보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 정부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경제 전문가다.

김 교수는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기초연금 도입을 주장한 국민연금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 교수의 기초노령연금 도입안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당론으로 채택된 바 있다. 김 교수는 그룹 엑소 수호의 부친이다.

김 전 부사장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만 21세에 행정고시 재경직에 최연소 차석 합격을 한 인재다. 산업자원부 과장을 지낸 뒤 포스코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고 두산중공업에서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경제인으로 평가된다. 두산중공업을 퇴사하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모순을 지적하는 편지를 남겨 주목 받았다.

청년 목소리를 대변할 인재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와 장수영 정원에이스와이 대표를 영입했다.

백 공동대표는 전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젊은 정치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반대하는 집회 연사로 참여했으며, 노동과 일자리 문제에 칼럼 기고 및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 대표는 한국체대 대학원 석사 출신의 배드민턴 선수였다. 그는 2003년 16살 최연소로 국가대표로 선발돼 10년 넘게 배드민턴에 매진해 왔지만 잦은 부상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이후 뷰티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시장을 개척해 먹는 화장품 ‘이너뷰티’ 기업 정원에이스와이를 이끌고 있다. 2014년에 출시된 백옥에이드는 중국시장에서 주목받으며 3개월 만에 10만 판매고를 기록했다.

여성 문제에 목소리를 낼 인물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언론계에서는 이진숙 전 대전MBC사장을 택했다. 원전 전문가로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활약한다.

양 회장은 전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청년과 환경, 저출산 등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여성후보자 지원활동에 노력한 여성 리더로 평가된다.

기자 출신인 이 전 사장은 ‘바그다드 종군기자’로 불린다. 언론계에서 여성 비중과 존재감이 미미했던 1980년대 후반 언론계에 몸담으며 국제관계 분야와 아랍어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을 현장에서 보도했으며 2003년에는 한국방송대상 보도기자상을 수상했다. MBC에서 기획조정본부장과 보도국 국제부 워싱턴 지사장, 보도본부장을 역임했다.

정 교수는 서울대 대학원 원자핵공학과 박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 탈원전 정책에 저항하며 주목 받았다. 당시 신고리 5·6호기와 관련 강사 및 패널로 목소리를 내며 공사 재개를 이끌었다. 또 과학기술부 지원을 받아 '원자력대학생논문연구회'를 운영하며 매 70여명씩 대학생들의 원자력연구를 지원해 왔다.

당 지지세가 약한 청년과 여성이 두루 포함된 점은 눈에 띄지만 인사 코드는 공통적으로 ‘반문(反文)·적폐’로 보인다.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은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서 여성 종군기자로서 명성을 쌓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기자 해직 등 노조 탄압 논란을 일으켰던 김재철 MBC 사장의 최측근으로 통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로 몰려 불명예 퇴직했다.

백경훈 청사진 대표는 조국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집회에 연사로 올랐다가 YTN 변상욱 앵커으로부터 ‘수꼴’이라는 조롱을 당했다.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퇴사 당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모순을 지적하는 편지를 남긴 바 있고,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 초기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신고리5·6호기 건설 공론화를 이끌어냈다.

'주간 박종진' 112회 캡처화면
'주간 박종진' 112회 캡처화면

 

‘자유한국당 인재’

이준석 “임팩트 세지 않다”

 

“우리가 상식선에서 예측한 게 뭐냐면 황교안 대표가 검사들 많이 끌어들일 거다라고 생각했는데 검사 안 끌어들이려다 보니까 오히려 본인 인맥이 아니라 어떻게든 긁어모은 명단이다. 임팩트가 세지 않다”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자유한국당의 인재영입 명단을 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박종진 앵커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영입 발표가 미뤄진 박찬주 전 육군대장에 대한 영입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영입 인사들이 유력 지역구,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표창원 의원을 영입해서 용인정에 냈다. 자동 당선 지역구에 내거나 비례를 줄 거 같으면 이렇게 영입해도 된다. 그런데 박찬주 전 대장 같은 경우는 영입해 가지고 어차피 어려운 지역구에 내보낼 거면 이렇게 1차 영입이라고 해서 요란하게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입이라는 건 누굴 데리고 오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고 들어와서 어떤 용도로 이 사람들을 배치하냐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명단을 보면 내 생각에는 원전, 언론인, 경제학적으로 자유주의적 성향을 띤 분들 이 세 가지다”라고 분석했다.

유재일 정치평론가는 “일단 좀 더 알아봐야 한다. 발표된 분들의 면면에 대해서. 그리고 도대체 몇 명이나 영입을 할지 윤곽이 안 나왔다”라고 영입 인재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그러면서 “정당들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 보면 핵심 타깃이 있어야 된다. 그런데 너무 많이들 영입한다. 그 다음에 서운해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 앵커는 영입인사들을 거론하면서 “영입을 하면 이 사람들한테 뭘 줘야 하지 않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여기 영입된 사람들, 남자들은 공천 거의 다 못 받을 거다”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되면 남자는 비례가 없다. 이분들은 거의 공천 못 받는다. 남자 영입되신 분들은 지역구를 골라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오늘 이 명단은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는 수도권 선거를 뚫을 인물이 단 한 명도 없어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과거 안대희 대법관 사례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안대희 전 대법관 같이 좋은 지역구도 주지 못하고 마포 같은 데 나가서 떨어지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아웃 되면

표창원 의원이 나선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세 사람의 만남에 관한 얘기도 오갔다. 이들 세 명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유재일 정치평론가는 “대깨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멘붕이 올 거다. 왜냐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 사람들이 엄청 비토하는 사람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금까지 거의 친문그룹이 죽이려고 여러 가지 작업이 있었다”라며 “이 그림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그림이다. 나와서도 안 되는 (대깨문) 본인들의 인지부조화가 생기는 그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심 앞두고 있고 민주당 대선주자가 다 날아간 상황이다. 남아있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살리기 하는 거다. 대선 경선을 해도 그림이 나와야 할 거 아니냐”라며 “총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분을 인정하지 않을까? 이런 모임을 가지게 되면 공천권 등에 대한 조율이 있을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박종진 앵커는 “그러면 어떤 상황이었어도 전해철 의원이 참석을 해야 했다”라고 지적하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전해철 의원은 말하기 껄끄러운 사정이 있다. 왜냐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혹시라도 당선 무효형을 받는다고 한다면 경기도지사 자리를 갖고 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싸고 있는 복잡한 상황과 관련 색다른 분석을 내놨다.

이 최고위원은 “전해철 의원 입장에서는 그 역할(경기도지사)을 하고 싶을 거다. 지난번 법무부 장관직 얘기가 나왔는데 장관은 청문회도 거쳐야 하고 대통령에 종속적인 지위지만 지사는 2년 내지 3년 정도 본인의 영역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다”라며 “그런데 차마 말은 못할 거다. 안민석 의원도 그런 고민 할 수 있고 전해철 의원도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표창원 의원의 승부수가 그런 것과 연관됐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표창원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도 있고 인기도 있고 그런 분이기 때문에 이번에 가장 먼저 인적 청산, 물갈이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면 총선의 결과가 민주당에게 좋게 나올 것 같은 분위기가 되려면 (또) 바로 경기도지사 선거를 같이 치르게 된다면 표창원 의원에 대한 출마론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자 유 평론가가 “예리하다” 맞장구치며 “옛날에는 국회의원들이 조직을 먹여 살릴 수 있었다. 스폰서도 있고 후원회장도 있고. 지금은 지자체장이 되지 않으면 조직원들을 먹여 살리고 일자리를 주고 하는 게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자체장이 되면 기본적으로 밑에 깔린 공사들이 몇 개고, 자리가 많고 예산권을 갖고 있어서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조직을 먹여 살릴 수도 있다. 이 자리가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데 표창원 의원이 들어갈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이게 질 판이라며 전체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면 승부수가 걸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끝까지 경기도지사 직을 놓고 간 보기를 할 거라 생각한다. 이재명 지사한테 출마 선언을 아무도 안 한다. 왜냐면 그러면 이재명 지사와 척을 지는 거다. ‘너 짤릴거야’ 예상하고 내가 준비할게 그러면 말이 안 된다”라며 “대법원 판결이 딱 나오는 순간부터 그 주자들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구애도 할 것이고 불출마 선언도 하고 별거 다 나올 거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먼저 (승부수를)던진 사람이 표창원 의원이다”라고 분석했다.

유 평론가는 “옛날에 오세훈 전 시장이 그렇게 서울시장 후보가 된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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