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부실기업주의 해외은닉 재산 포착이 얼마전 이루어져 화제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0월17일 신동아그룹 전회장인 최순영씨가 홍콩에 숨겨놓은 266만달러(약 30억원)를 찾아내 이를 환수조치했다.예보가 최순영 전회장이 해외에 거액을 숨겨놓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에서부터 구체적 증거 확보, 최 전회장의 예금 인출을 저지하고 이를 환수하기까지 과정은 드라마틱했다.지난해 12월 예보 조사2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상대는 서울지검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최순영 전회장이 홍콩의 한 은행에 거액의 비자금을 예금시켰고 멀지 않아 예금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예보가 밝힌 정보입수경로도 기가 막히다. 최 전회장이 거액의 예금을 맡긴 해당 은행이 홍콩 주재 한국 영사관에 알려줬고 영사관이 검찰에 통보한 것이다. 예보는 홍콩 금융당국에 협조요청을 구하는 한편 신속히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최 전회장이 한 미국인 변호사를 고용해 예금을 인출하려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은 검찰이 움직였다. 검찰은 예보와 손잡고 홍콩의 금융당국과 세무관서 등의 협조를 받아 지난 4월 홍콩 현지 법원에 ‘재산가압류 및 강제집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이달 초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최초 정보를 입수한지 10개월만의 일이다.최순영 전회장은 신동아그룹 계열사였던 대한생명의 부실을 초래해 3조5,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했다. 최 전회장은 현재 외환 밀반출·불법대출 등의 혐의로 재판에 계류 중이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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