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가야 본성 ‘칼과 현’]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기원전 562년 신라에 흡수되어 통일 신라의 전반적인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가야는 한반도 남쪽에 있었던 변한의 12개 소국가를 통합해 세운 연맹 국가다. 역사적인 고증자료가 없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현대인들에게 신비하게 여겨지는 나라이기도 하다. 가야의 문명은 신라뿐만이 아니라 일본 고대 문화의 큰 축, 원료가 되기도 했기 때문에 고대 한일 관계를 이해하고 비밀을 푸는 열쇠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 1991년 ‘신비의 고대 국가 가야’ 이후 30여 년 만에 선보이는 가야를 주제로 한 종합 전시 ‘가야 본성- 칼과 현’은 가야 문명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로 대중에게 한 발자국 다가갈 예정이다.고구려, 백제, 신라 3국에 비해 정리된 기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이번 특별전은 수십 년에 걸친 진전된 관련 연구를 총망라해 가야사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가야가 우리 문화에 기여한 부분을 제대로 인식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전시 개막을 앞둔 100일 앞둔 시점에서는 국립중앙 박물관 상설 전시관 으뜸홀에서 특별전의 성공을 다짐하는 출범식이 개최되기도 했다.

이번 특별전의 부제인 ‘칼과 현’은 가야 문화를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기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두 개의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전시에서는 국보 보물에 해당되는 지정 문화재를 포함한 천여 점의 유물을 선보일 예정이다.핵심 키워드 중 ‘칼’은 당대 최고의 기술인 철로 만든 무기를 의미하면서 12개 현이 하나로 뭉치게 만든 ‘공존’의 힘이다. ‘현’을 의미하는 가야금은 공존의 힘과 어우러진 조화의 힘으로 12개 현을 자연스럽게 뭉치게 만드는 ‘화합’을 의미한다.12줄의 현으로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어 무기와 악기, 무와 락, 칼과 현의 완결체를 구현하고자 했던 가야의 국가 이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30여 년 만에 열리는 가야 특별전을 위한 출범식을 열고 정부기관과 지자체·학계 관계자 등 21명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더불어 고고학의 발굴 성과를 집대성한 전시인 동시에 세계유산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배기동 국립 중앙 박물관장은 “2천년 전에 정교한 철로 갑옷을 만들어 사람뿐 아니라 말도 입혔다는 것 자체가 아마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유례가 아닐까 싶다. 또한 가야 토기를 보면 가야의 품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천진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이 입혀진 토기들은 세계에서 찾기 힘들다. 전시회에서는 건국 신화와 허왕후 전설을 영상으로 구현한 프롤로그 영상을 선보일 것이며 이를 계기로 가야 불교애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는 도화선을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도형 동북아 역사재단 이사장은 “가야의 문화가 일본 고대 문화의 한 큰 축, 원료가 된다고 하는 것이 전시를 통해서 증명되고, 그런 의미에서 고대 한일 관계를 푸는 데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립중앙 박물관에서 오는 12월3일부터 석 달 동안 펼쳐지는 서울 전시를 시작으로 내년 3월에는 부산에서 전시가 이어지며 전시가 끝나면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규슈 박물관에서도 전시의 맥을 이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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