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서재응. 그는 올 시즌 빅리그에 진입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달 17일 귀국한 뒤 각종 방송출연, 행사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재응은 최근 메이저리그 전문 웹진< MLBPARK(www.mlbpark. com)>과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먼저 귀국 소감은.
▲이렇게 많은 팬들이 나를 반갑게 맞아 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한국에 돌아왔을 때도 그랬고, 고향 광주에 발을 들인 순간에도 많은 팬들이 반갑게 맞이해줬다.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 시즌 중반 손톱을 다치는 등 손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상태는 어떠한가.
▲이번 시즌은 어느 때보다 손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원래 손톱 부상이 고질병이다. 대개 시즌 초에 부러졌다가 다시 괜찮아지곤 하는데 이번 시즌은 유난히 오래 갔다. 그렇지만, 지금은 볼을 잡은 지 오래 되어서 양호한 상태다. 계속 지켜보고 좋은 상태를 유지할 생각이다.

- 이번 시즌 성적에 만족하는가.
▲물론 만족한다. 일단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 맘에 들고 승리나 방어율도 기대 이상의 성과다. 많은 분들이 10승을 거두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데 그 부분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물론, 조금은 아쉽긴 하지만, 선발로 한 시즌을 보냈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린 것으로 만족한다.

-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국내 복귀설도 있었고, 제이슨 미들브룩, 마이크 백식 등 경쟁자들도 많았는데 이들을 물리치고 선발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언론의 보도를 보고 조금은 화가 났다. 아직 국내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었고, 반드시 선발 자리에 합류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던 것이 큰 원인이 된 것 같다. 또한 스프링캠프 동안 새로운 감독에게 내 이름 석자만 알려주자. 나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겨주자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 언젠가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것들이 좋은 결과를 낳게 한 것 같다.

-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제프 다미코를 상대로 첫 승을 기록한 경기와 그랙 매덕스와의 대결, 그리고 마이클 햄튼과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다양한 구질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볼을 던지는지 알려줄 수 있나.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 이번 시즌 포수인 마이크 피아자, 제이슨 필립스, 밴스 윌슨과 호흡을 맞췄는데 누가 가장 편했었나.
▲세 선수 모두 나름대로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제이슨 필립스는 마이너 시절부터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나의 특징과 내가 원하는 볼 배합을 잘 알고 있다. 가끔 호흡을 맞춘 밴스 윌슨은 굉장히 노력하는 포수다. 계속해서 공부하는 포수이며 투수의 모든 것을 알려고 애쓴다. 많은 사람들이 피아자의 볼 배합을 낮게 평가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다저스 시절에는 젊었고, 또 자존심을 세우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약간 부족한 점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이젠 베테랑이 되었고, 많은 노하우도 쌓여 나를 편하게 해준다. 실제로 방어율도 피아자와 배터리를 이루었을 때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

- 루키이기 때문에 볼 배합에 있어서 주장을 펼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시즌 초반에는 아무래도 포수 위주의 볼 배합을 펼쳤다. 특히 피아자의 경우는 더욱 포수 중심으로 볼 배합을 구사했다. 그렇지만, 결정구를 구사할 때는 내 뜻을 많이 펼쳤고, 시즌 후반 들어서는 포수들도 나를 많이 배려하는 것 같았다.

- 염주 때문에 큰 이슈가 됐는데 당시 상황을 알려 달라.
▲경기전 투수 코치에게 분명 상대 쪽에서 항의를 해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개의치 않고 염주를 차고 나갔고, 항의에 대해서도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대신 염주를 풀어 주머니에 넣으면서 키스를 했고, 바로 애틀란타의 감독이 있는 쪽을 향해 침 한 번 뱉었다(웃음).

- 염주는 항상 차고 다니는가.
▲(염주를 보여주며)시계는 차지 않아도 염주는 꼭 차고 다닌다. 절에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행운을 준다고 믿고 있다.

- 김병현이 뛰는 보스턴의 경우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메츠는 그렇지 않았는가.
▲메츠 같은 경우 시즌 초부터 루키 위주로 팀을 운영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없었다. 그래서 좀 더 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고, 나를 더 돋보이게 했던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적극성이 좀 더 편하게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이유가 된 것 같다.

- 다른 한국 선수들과는 자주 연락을 하는 편인가.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통화를 한다. 희섭이의 경우 내가 고등학교 2년 선배인데다 희섭이가 1학년 때 내가 주장을 맡았기 때문에 나를 좀 어려워 한다. 그렇지만, 병현이와는 가끔 얼굴도 보고, 연락을 그나마 자주 하는 편이다.

- 김병현 선수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에 들어와서 병현이와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 병현이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내용도 없고, 병현이가 잘 해결할 것이라 생각한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없다. 대신 언론과 선수가 서로를 배려하며 원만한 사이를 유지했으면 한다.

- 다른 코리안 빅 리거들이 여자 친구가 없는 것과 달리 미인 여자친구를 두고 있는데 여자 친구 자랑을 좀…
▲(웃으며)여자친구가 내가 나오는 것은 거의 다 보는 편이다. 이 내용도 보게 될 텐데 말을 잘 해야 할 것 같다. 예쁘고, 착하고, 음식도 잘 한다. 무엇보다 그 친구를 좋아하고 결혼 상대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내가 좀 더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고, 야구 외적인 부분에는 신경을 쓰지 않도록 최대한 나를 배려하기 때문이다.

- 경기 중에 보면 큰 제스처를 쓰기도 하고, 욕도 심심치 않게 하는 것 같다. 그걸 통해 굉장히 터프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실제 성격은 어떠한가.
▲(웃으며) 나는 사실 여자다. 아마도 경기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만족한 성과가 나오지 못할 때 나 자신에 대한 질책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다. 대신 욕을 할 때는 글러브로 입을 가리고 하는 편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다.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친한 선수는.
▲기아에서 뛰고 있는 김상훈 선수와 가장 친하고 연락도 꾸준하게 자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친구가 현재 일본에 있는데다 들어오면 곧바로 훈련소에 들어가기 때문에 올해는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깝다.<

B>-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하고, 고기 종류나 토하젓을 잘 먹는다.

- 주량이 전설적이라고 들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다. 요즘은 덜하지만 학교 다닐 때는 엄청나게 마셨다. 객기도 많이 부렸고, 먹고 죽자라는 식으로 마신 적도 있다. 술 마시고 남보다 먼저 취한 적은 없으니까 잘 마시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별로 안 마신다. 거의 안 마신다고 봐도 좋다. 그런데 가끔 같이 한 잔씩 하면 “그럼 그렇지, 네가 무슨 술을 끊냐?”라는 친구들이 있다. 억울하다.(웃음)

- 담배는 피우지 않는가.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절 코치 선생님들이 술은 마셔도 되지만 담배는 피우지 말라고 강조하셔서 피우지 않는다. 그래서 술만 열심히 마셨다. 술도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마시기 시작했다.

- 형과의 사이가 각별한 것 같은데…
▲형과 오랫동안 야구를 함께 했고, 형이 광주일고를 진학했기 때문에 명문 광주일고에 진학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형이 앞에 있어 마음껏 내 뜻을 펼칠 수 있었고,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내년 시즌에 임하는 각오와 서재응 선수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리겠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것이 팬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팬들에 대한 나의 도리다. 겨울에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 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서재응이란 이름 석자를 기억해주시는 모든 팬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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